수술장 방사선 차폐장비, 차단율 33%에 그쳐

입력 2016-09-05 09:28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현승재, 김기정, 김현집 교수팀(왼쪽부터).

하루에도 여러 번 수술이 있는 의사들 중 특히 X-레이와 같은 투시장비를 사용해야 하는 신경외과나 정형외과 의사들은 늘 방사선 피폭 위험에 노출돼 있다. 수술 시 납방호복과 같은 방사선 차폐장비를 착용해 신체를 보호하는 이유다.

그런데 이러한 방사선 차폐장비를 착용하더라도 실제로는 방사선을 크게 차단하지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현승재, 김기정, 장태안, 김현집 교수 연구팀은 수술 중 사용하는 방사선 차폐장비가 실제 방사선으로부터 인체를 어느 정도 보호할 수 있는지 밝혀내기 위해 전향적 무작위 배정 연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퇴행성 요추(허리뼈)질환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 64명(일반수술 30명, 로봇수술 34명)을 대상으로 수술 시 노출되는 방사선량을 비교, 분석했다. 방사선 차단율은 의료진의 신체 각 부위에 방사선 노출 센서를 장착해 측정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 결과 수술장 방사선 차폐장비의 차단율은 37.1%로, 전체 방사선량의 약 3분의 1정도만 보호하는데 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로봇을 이용할 경우 이 같은 피폭 위험을 상당부분 피할 수 있는 것으로 측정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현승재 교수는 “환자와 의료진의 안전을 위해 방사선 촬영이 필요한 수술 시 로봇을 활용하면 보다 정교한 수술은 물론 방사능 피폭 위험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헀다.

연구결과는 방사선학 분야 국제 학술지 '헬라욘'(Heliyon)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