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봉 10알 따먹고 "안사겠다"며 난동 피운 진상 손님

입력 2016-09-05 00:02 수정 2016-09-05 00:02

야채가게 주인이 진상 고객들 때문에 겪은 황당한 사연이 알려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3일 "오늘 열 받는 일"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야채가게 주인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가게가 아파트 대단지들이 많아서 손님이 많이 오고간다. 하지만 그만큼 진상손님도 많다"고 말했다.

글쓴이는 “오늘 아주머니 두 분이 오셨다. 거봉을 산다며 맛을 볼 수 있냐고 해서 봉투를 뜯어 2알정도 떼서 맛을 보여드렸다"고 했다.

이어 그는 “거봉 맛을 본 아주머니들은 ‘와 꿀이네, 진짜 맛있네’라고 했다. 그래서 ‘오늘 최고가 낙찰 받은 거고 우리가게는 저가품질은 안 갖고 옵니다. 믿고 사드세요. 담아드릴까요?’ 라고 물었더니 ‘잠깐만 삼촌’ 이러더니 거봉을 먹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거봉 먹는 모습을 본 글쓴이는 “당연히 거봉을 사려나 보다 생각하고 다른 손님을 받고 있었다”고 말했다.

잠시 후, 거봉을 먹던 아주머니들은 "아무튼 맛있네"라며 자리를 뜨려고 했다. 이에 글쓴이는 "어머니, 10알 이상 드셨으면 우리 판매 못해요. 사 가셔야 해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주머니들은 “(포도)송이를 돌려서 팔면 되지! 몇 알 더 먹을수도있지"라며 되레 화를 냈다.

글쓴이는 “어머니 입장 바꿔서 생각해보세요. 이렇게 먹어놓고 휑한데 만약에 누가 사가면 뭐라고 생각하겠어요? 그게 어머니면 어떨까요?”라고 묻자 아주머니들은 “우린 그냥 먹지 뭐”라며 자리를 뜨려고 했다.

참다못한 글쓴이는 "어머니 사가세요. 우린 이거 못 팝니다"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아주머니들은 “이런 식으로 장사하느냐”고 화를 내더니 돈을 던지고 과일을 들고 갔다고 덧붙였다.

글쓴이는 “잠 못 자고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어떻게든 좋은 물건 단 한 푼이라도 싸게 맞추려고 노력한다"며 "이런 아주머니들이 오면 힘들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글쓴이는 "그래도 이 동네는 진상보다 정 많고 좋으신 어머니들도 많다"며 "그런 분들 때문에 힘내서 장사하는데 생각 없이 행동하는 몇몇 사람들 때문에 힘든 하루였다. 장사하는 분들 힘내라"며 글을 마무리 했다.

이 글을 본 네티즌들의 의견을 엇갈렸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거봉을 10알씩이나 먹고 구입하지 않은 것은 도가 지나쳤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아주머니들이 맛보는 것을 미리 주인이 컨트롤 해줬어야 한다”는 의견도 팽팽히 맞섰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