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말 잘하던 미국 대학생, 실종 후 김정은 남매 영어교사

입력 2016-09-04 13:27

12년 전 중국에서 실종된 미국인 대학생 데이비드 스네든(David Sneddon)이 납북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게 영어를 가르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1일(현지 시간),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의 말을 인용해 "스네든이 현재 평양에서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살고 있다. 북한 여성과 결혼해 두 자녀가 있다"고 전했다. 스네든은 윤봉수라는 한국이름을 갖고 있으며 그의 북한 아내 이름은 김은혜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는 또한 "스네든이 처음에는 영어교사로 일 했지만 나중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김정은과 그의 여동생 김여정에게 영어를 가르쳐 왔다"고 보도했다.

미국 브리검영 대학에 재학 중이던 스네든은 2004년 8월 중국 윈난성을 여행하던 중 실종됐다. 윈난성의 한국식당에서 나온 뒤 종적을 감췄다. 실종 직후부터 북한에 의한 납치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당시 중국은 그가 하이킹을 하다가 사고사를 당한 것으로 추정했지만 시신은 발견돼지 않았다.

스네든의 어머니 캐슬린 스네든은 "아들이 몰몬교 선교사로 한국에서 일했다. 그가 한국어가 매우 유창했기 때문에 북한의 타깃이 된거같다"고 말했다.

스네든의 납북정보는 이미 유엔에도 통보됐다. 미국 정보기관도 일부 사실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미국 상하원에서는 스네든씨 납치 의혹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는 결의안에 제출됐다.

최근 워싱턴 대북인권단체인 북한자유연합에서도 스네든의 구출과 납북자 조사 결의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서명운동이 시작됐다.

캐슬리 스네든은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살아 있다는 걸 나는 마음속에서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아들의 송환을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