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가 3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의 삼성전자 전시관을 찾았다. 안 전 대표는 정부가 중소·벤처기업 지원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아 국내 기업의 성공 확률이 낮다고 꼬집었다.
안 전 대표는 "(정부가) 왜 기업들이 제대로 성공 못하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이 부족하다"며 "B2B(기업 간 거래)기업은 가장 처음의 납품이 기업의 생명을 좌우하는데, 우리나라 대기업은 중소·벤처기업에 독점계약을 요구해 그 기업만을 위해 일하다 망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창조경제혁신센터로 이런 동물원 구조를 깰 수 있었는데, 전국에 17개 센터를 두고 대기업 하나씩 독점 권한을 줬다. 국가 공인 동물원을 만들어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기업이 하드웨어 기술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분야도 집중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걱정되는 것 중에 하나가 우리 하드웨어 기술은 세계 최고지만 소프트웨어 기술이 굉장히 못 미친다. 특히 시스템 소프트웨어쪽은 우리가 별로 축척된 것도 없다"며 "앞으로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기술 경쟁으로 가게되면 우리가 굉장히 불리하다. 그게 우리 앞에 예상되는 난관들"이라고 우려했다.
안 전 대표는 특히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여기 참여한 30개 업체 분들과 만찬 간담회를 하기로 했다. 이분들이야말로 척박한 환경 가운데 여기까지 온 분들"이라며 "어느 누구보다도 어떤 것이 바뀌어야 한다는 문제인식이 많다. 그분들을 만나는 건 좋은 기회다 싶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 김상우 부사장과 만난 안 전 대표는 중소기업과의 협업을 당부했다. 안 전 대표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협업을 통해 세계 표준화에 우리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주도하면 훨씬 더 많은 기회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하자 김 부사장은 "중소기업들과 협력해서 열심히 혁신하고 주도적으로 표준화를 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베를린=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