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부산의 한 터널에서 유치원생을 태운 버스가 넘어졌다는 뉴스 보셨을 겁니다. 버스가 넘어져 당황했을 유치원생들을 구해낸 것은 뒤를 따르던 차에 타고 있던 시민들이었습니다. 부산경찰청이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블랙박스 영상 한 번 보시죠.
이날 오전 11시쯤 부산 기장군 곰내터널을 지나던 유치원 버스가 미끄러지면서 터널 벽을 들이받고 넘어졌습니다. 뒤따르던 차량에 타고 있던 시민 10여명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달려갑니다. 오른손에 든 전화로 신고하는 시민도 보입니다.
버스 안에 갇힌 아이들을 구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발을 동동 구르는 순간 한 남성이 비상용 망치를 들고 와 조심스레 버스 뒷유리 가장자리를 두드립니다. 마침내 유리창이 깨지고 공포에 떠는 어린이들과 인솔교사, 운전기사가 모두 구조됩니다.
시민들은 구조된 어린이들을 살피며 다친 곳이 있는지 일일이 확인하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킵니다. 겁에 질려 우는 아이들에겐 머리를 쓰다듬으며 안심시키기도 합니다. 아이들의 안전을 확인하고 구조대가 도착하자 시민들은 제각각 자신의 차로 돌아갑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