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국가'(IS)의 수뇌부 아부 무하마드 알아드나니가 지난 8월 30일(현지시간) 사망했다. 알아드나니는 IS의 2인자이자 대변인으로 알려진 주요 인물이다.
IS의 선전 매체 아마크통신은 이날 "알아드나니가 시리아 알레포 주에서 작전을 감독하다가 다른 조직원 5명과 함께 숨졌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사망 시점과 원인은 밝히지 않았다.
IS는 이 보도 이후 아랍어와 영문 성명을 각각 내고 "알라는 믿는 자들을 정화할 것이고 믿지 않는 자들을 말살할 것"이라며 보복을 다짐했다. 트위터에서는 IS 추종 세력이 '순교_셰이크_아드나니'라는 해시태그(hashtag·#)를 퍼뜨리고 있다.
알아드나니는 시리아 이들리브 주에서 태어났다. 올해 나이는 39세로 추정된다. 원래 알카에다 이라크지부 소속이었던 알아드나니는 2003년 이라크로 건너가 미군을 상대로 전투를 벌였다. 2005년 안바르 주에서 미군에 생포돼 수감 생활을 하다가 2010년 풀려났다.
석방된 이후 알아드나니는 ISI(IS의 전신 '이라크 이슬람 국가') 수장으로 추대된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2011년 ISI의 시리아 지부를 건설하라는 알바그다디의 지령을 받고 시리아로 파견됐다. 이때부터 IS의 2인자이자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알아드나니는 서방국을 공격하라는 음성메시지 등을 배포하며 사람들을 선동하는 역할을 맡았다. 테러 전문가들은 알아드나니의 선전으로 개별 테러범인 '외로운 늑대'가 양성됐다고 보고 있다. 그는 지난 5월 이슬람 단식 성월 라마단을 앞두고 테러를 촉구하기도 했다.
알아드나니는 IS의 해외 테러를 기획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그는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 지난 3월 벨기에 브뤼셀, 지난 6월 터키 이스탄불 공항 테러 등 IS의 대규모 테러를 기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국무부는 2014년 8월 알아드나니를 국제 테러리스트로 특별 지정했다. 지난해 5월에는 알아드나니와 관련한 기밀을 제공하는 사람에게 최대 500만 달러의 포상금을 준다고 발표했다.
알아드나니의 정확한 사망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과 러시아는 서로 자국 군의 공적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8월 30일 성명을 내고 터키 국경과 인접한 시리아 알레포 주 알-밥에서 알아드나니를 겨냥한 공습을 "정확히 수행했다"고 했다. 피터 쿡 국방부 대변인은 "우리는 공습의 결과를 확인하고 있다"며 "알아드나니가 제거되면 IS에 또 다른 중대한 타격을 입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날 러시아 국방부도 성명을 내고 "2016년 8월 30일 러시아 전투기 수호이-34가 알레포 주 마아라트-움 쿠쉬 지역에서 수행한 공습으로 IS 조직원 약 40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마아라트-움 쿠쉬는 미국이 공습을 수행했다고 주장한 알-밥에서 25㎞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러시아 국방부는 "복수의 정보 채널을 통해 확인한 결과 사망한 테러리스트 중에는 아부 무하마드 알아드나니도 있었다"며 "그는 IS의 '공식 대변인'으로 알려진 인물"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알아드나니를 겨냥한 공습을 수행했다는 러시아의 주장이 터무니없다며 무시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군 관계자는 터키 일간 데일리사바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주장은 웃기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IS 2인자' 알아드나니 숨져
입력 2016-09-03 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