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교 남학생들이 모바일 메신저 대화방에서 여학생들을 성희롱한 사건이 잇달아 터진 가운데 연세대에서도 여대생을 상대로 ‘단톡방 성희롱’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연세대 제27대 총여학생회 '잇다'는 1일 페이스북 페이지와 교내 대자보를 통해 “모 학과의 실제 카카오톡 대화를 각색 없이 발췌한 것”이라며 특정 학과 남학생들의 ‘단톡방’ 대화를 폭로했다.
공개된 대화 내용 중에는 "맞선 여자 첫 만남에 강간해버려" "여자 주문할게, 배달 좀"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또한 남자친구가 좋은 대학교에 진학한 여학생을 두고 “(콘돔에) 구멍을 뚫어놓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16학번)다들 예뻐 15(학번)×3.75(배)"라며 15학번과 16학번 여학생들의 외모를 비교, 평가하기도 했다. 이 단체 채팅방 대화에는 30여명의 남학생들이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총여학생회는 "현 자보에 대한 공식입장문은 8일에 게시할 것"이라며 "8일 이후 해당 입장문을 바탕으로 인터뷰 요청에 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세대 한 관계자는 “연세대는 성희롱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사실 관계를 확인한 뒤 문제가 드러나면 후속 조치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국민대학교 단톡방 성희롱 사건을 시작으로 남자 대학생들의 ‘단톡방’내 성희롱 발언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6월에는 고려대 남학생 8명이 여학생들을 상대로 단톡방에서 성희롱 발언을 주고받은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고대 총학생회는 지난 1일 가해자 학생들의 입학년도와 단과대학 고유번호, 성 등 신상을 일부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서울대에서도 지난 7월 인문대 소속의 남학생 8명이 단체 채팅방에서 여학생들을 성희롱하는 대화를 6개월간 해온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또한 서강대 공학부학생회는 지난 26일 SNS를 통해 단톡방 성희롱 사건에 대한 경위 및 조치 상황을 공개했다.
공학부학생회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4월까지 컴퓨터공학과 남학생들의 단톡방에서 성희롱 성격의 발언이 오고 갔으며, 문제의 학생 중 한 명은 학생회 임원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술에 취해 짧은 바지를 입고 자는 여학생을 거론하며 "과방으로 데려가라" "못 참겠다" 등의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