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연 정운호…‘군납 브로커’ 재판서 “5000만원 줬다” 증언

입력 2016-09-02 16:31 수정 2016-09-02 16:32
정운호(51)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자신의 ‘군납 브로커’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돈을 준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정운호 법조비리’ 사태 이후 정 전 대표가 외부에 노출된 건 처음이다. 그가 현재 진행 중인 최유정(46·여·구속 기소), 홍만표(57·구속 기소) 변호사의 재판에도 증언을 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현용선) 심리로 열린 ‘군납 브로커’ 한모(58)씨의 재판에서 정 전 대표가 모습을 드러냈다. 갈색 수의 차림에 마스크를 쓴 정 전 대표는 증인석에 나와 “국군복지단에 네이처리퍼블릭 상품을 납품하고자 한씨에게 5000만원을 건넸다”며 “2011년 추석 전 강남구 소재 한 호텔 주차장에서 쇼핑백에 돈을 담아 건넸다”고 말했다.

이어 “한씨는 당시 이용걸 전 방위사업청장과의 친분으로 박모 국군복지단장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며 “한씨는 명절이고 하니 박 단장에게 인사를 해야겠다며 돈을 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법정에서는 두 사람이 설전(舌戰)을 벌이기도 했다. 한씨는 정 전 대표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말하는데, 모든 진실을 법정에서 얘기하기로 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나는 사실대로 얘기했다”고 반박했다.

정 전 대표의 증인신문 후 한씨는 “진실에 세상에 비칠 것으로 본다”며 재판부에 자필로 쓴 글을 제출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22일 오전 결심 공판을 열기로 했다.

한씨는 2011년 9월 정 전 대표로부터 네이처리퍼블릭 화장품이 군대 내 매장(PX)에 납품되도록 국군복지단 관계자에게 로비를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