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원 지구촌목사 원로목사는 2일 서울 서빙고 온누리교회에서 열린 두란노 주최 ‘21세기 순례자의 신앙, 영성, 메시지’ 콘퍼런스에서 “우리는 모두 이 세상의 순례자로서 하나님 나라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며 “존 번연의 ‘천로역정’ 주인공 ‘크리스천’처럼 구원, 십자가, 고난, 공동체, 성화, 일상, 완주의 7가지 영성을 갖고 살아가자”고 제안했다.
천로역정의 메시지를 1년 동안 강해 설교한 이 목사는 이 내용을 최근 ‘함께 걷는 천로역정’이라 책으로 묶어냈다. 그는 “천로역정 속 ‘크리스천’처럼 누군가 먼저 신앙을 가지고 순례의 길을 출발해야 가족 등 다른 이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다”며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이 목사는 선교사로부터 받은 천로역정 영어 원서를 읽은 뒤 복음에 눈떴다. 집안의 첫 기독교인이었다.
“할아버지는 기독교에 반대했고 나를 쫓아냈다. 내가 전도사가 된 뒤 할아버지가 교회 예배당 뒷좌석으로 오셔서 내 설교를 처음 들으셨다. 내 설교를 들은 뒤 할아버지가 ‘동원이 설교를 들어보니 기독교를 믿어도 될 것 같다. 제사 안 지내도 좋으니 이제 예수를 믿자’고 하셨다. 지금 우리 집안엔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이 없다. 그래서 믿지 않는 가정의 한 사람을 전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는 고난과 공동체의 영성을 강조했다. “우리는 인생에서 고난의 언덕에 오르기도 하고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기도 한다. 그때 우리는 하나님이 주신 ‘약속’의 열쇠를 쥐고 회의, 의심, 우울에서 벗어나야한다. 약속의 말씀을 붙들고 있으면 언젠가 길이 열린다. 또 ‘크리스천’ 옆에는 함께하는 ‘신실’과 ‘소망’이란 친구가 있다. 공동체 영성이다. 바로 우리 교회의 모습이다.”
‘존 번연의 순례자 영성’ 저자 피터 모든 영국 스펄전대 교수는 “천로역정의 저자인 존 번연은 영국인이지만 전세계 그리스도인의 모습이기도 하다”며 “번연은 가난한 땜장이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복음을 받아들이고 기독교 고전인 ‘천로역정’을 저자가 됐다. 우리가 아무리 비참하게 살았더라도 하나님의 쓰임을 받을 수 있다”고 강의했다.
‘존 번연의 순례자 영성’은 모든 교수가 번연의 생애를 연구한 뒤 그의 삶을 신앙 중심을 정리한 책이다. 모든 교수는 “우리는 번연처럼 성령과 더불어 기도하고 성경에 따라 기도해야 한다. 번연은 ‘기도가 생명과 같다’고 했다. 기도는 하나님과 함께 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모든 교수는 4일 열리는 경기도 가평의 필그림하우스 천로역정 순례길 봉헌 행사에 초청 받아 한국을 방문했다.
이재훈 온누리교회 목사는 ‘포스트모던 시대의 필그림 영성’을 주제로 설교했다. 콘퍼런스에는 목회자와 평신도 1000여명이 참석했다. 천로역정은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히는 기독교 서적이다. 순례자의 영성 묵상을 위해 번연의 생애를 담은 ‘존 번년의 순례자 영성’(두란노)을 읽은 뒤, 존 번연의 ‘천로역정’(규장)과 강해설교집인 ‘함께 걷는 천로역정’(두란노)을 차례대로 읽으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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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원 목사 “고난과 공동체 영성 갖고 순례를 완주하자”
입력 2016-09-02 1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