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 타루 오소연 “관객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 드리고 싶어요”

입력 2016-09-02 14:13 수정 2016-09-02 14:19
배우 오소연. 더프로액터스 제공

이렇게 밝고 사랑스럽다니! 전염병이 도시를 휩싸고 시민들이 죽어나가는 가운데 희망을 잃지 않고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는 인물이 있다. 뮤지컬 ‘페스트’에서 식물학자 타루 역할을 맡은 배우 오소연(31)이다.

‘페스트’는 2096년 미래도시에 수천 년 전 사라졌던 페스트 질병이 다시 퍼지면서 일어나는 재난을 그리고 있다. 과학이 비약적으로 발달하고 질병이 완전히 사라진 미래도시에 원인 모를 질병이 퍼지게 된다. 타루는 전염병이 발생한 도시를 탈출하려고 하는 사람들 가운데 환자들을 돌보고, 치료될 수 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는다. 인간의 극한의 이기심이 드러나는 가운데 천사와 같은 존재다.

2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오소연을 만났다. 그는 “약자의 편에서 부당함과 맞서 싸우는 인물”이라며 “시가 폐쇄되고 시민들의 절반이 죽어나가지만 도망치지 않고 환자들을 돌본다. 제가 실제 이런 상황에 처했다면 타루처럼은 못 했을 것 같다. 정말 존경스럽고 대단한 인물”이라고 전했다.

‘페스트’는 알베르 까뮈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서태지의 노래로 엮었다. 원작 소설의 남자 캐릭터인 ‘타루’를 뮤지컬에서는 여성 식물학자로 바꾸어 변화를 줬다. 오소연은 “여자 역할에 식물학자라는 배경이 추가되면서 훨씬 부드러운 느낌과 용감한 모습이 강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소연은 극중에서 가장 발랄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 넣는 인물이다. 그는 “타루는 작품 전체에서 유일하게 밝은 사람”이라며 “무거울 수 있는 작품인데 저로 인해 좋은 기운을 불어넣고 싶었다”고 했다. “실제 성격도 쾌활하고 밝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뮤지컬 ‘페스트’에서 식물학자 타루 역할을 맡은 배우 오소연. 제작사 스포트라이트 제공

타루는 극중에서 정의로운 의사 리유와 러브라인을 형성한다. 리유 역할에는 김다현 손호영 박은석이 캐스팅됐다. 오소연은 세 사람의 매력에 대해 “손호영씨는 후배를 잘 챙겨주고 리더십이 있다. 그래서 극중 연대감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김다현씨는 정말 사람이 아닌 예수님과 같은 느낌을 준다. 특별한 느낌이 있다. 박은석씨는 무대 위에서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가 있다”고 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로 데뷔한 오소연은 ‘스프링 어웨이크닝’ ‘넥스트 투 노멀’ ‘벽을 뚫는 남자’ ‘하이스쿨 뮤지컬’ ‘디셈버’ ‘레베카’ ‘인더하이츠’ 등에 출연했다.

그는 “외할머니가 저는 말보다 트로트를 먼저 배웠다고 하셨다”며 “어릴 때부터 부모님 모임이 있을 때는 앞에서 노래하고 용돈을 받았다. 초등학교 때 레미제라블 아역으로 캐스팅 돼 데뷔했다. 하지만 집이 천안이라 여러 여건상 조용한 학창시절을 보내다가 진로를 결정할 때 뮤지컬배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오소연은 백제예술대학 뮤지컬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관객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드리고 싶고 동료들에게는 함께 작업하기 즐거운 사람이고 싶다”고 전했다. “어머니가 저를 위해 기도를 많이 해주신다”며 “가족들에게도 사랑이 많은 딸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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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이 기자 rooke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