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자지라는 31일(현지시간) 인도 국가범죄기록국(NCRB)을 인용해 “지난해 인도에서 발생한 성범죄가 3만4651건”이라고 보도했다. 피해자는 6세부터 60세 이상 노인까지 다양했다. 특히 18~30세 성범죄 피해자가 1만7000명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아동성범죄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전체 성범죄는 2014년(3만6735건)과 비교하면 조금 줄었다. 하지만 성폭행 미수 사건도 4437건이나 돼 추세는 비슷했다. 진보적 여성단체는 “실제 발생 범죄보다 적게 기록됐다”며 “사건이 기록되는 과정에서 부모에 의한 성폭행은 대부분 합의된 행위로 분류됐다”고 주장했다.
과거에도 인도는 성범죄가 횡행했지만 공론화는 금기시됐다. 여성단체는 “인도에서 일어나는 성범죄는 종종 문화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2012년 한 여대생이 버스에서 집단 성폭행을 당해 사망하면서 인도의 성범죄는 국제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인도 의회는 지난 6월 여성의 안전을 위해 버스에 경찰을 부르는 비상벨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또 휴대전화에도 비상벨을 설치토록 하고 위성항법장치(GPS)를 탑재토록 하는 법안도 내놨다. 하지만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인력 강화 없이 비상벨이 효력을 발휘하기 어렵고 휴대전화를 갖지 않은 여성이 많기 때문이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