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보다 먼저 檢 앞에 선 신동주 회장…단 한마디도 안해

입력 2016-09-01 10:04

서울중앙지검 롯데 수사팀은 1일 롯데가(家)의 장남인 신동주(62) SDJ코퍼레이션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미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에 이어 롯데그룹 총수 일가로는 두 번째 소환이다.

오전 9시45분쯤 검찰청사에 출석한 신 회장은 쏟아지는 취재진 질문에 단 한마디 답변도 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들어갔다.

검찰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10년 이상 호텔롯데 등 롯데 계열사에 등기이사나 고문 등으로 이름만 올린 채 급여와 배당금 명목으로 수백억원을 받아간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신 회장이 실제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으면서 계열사들로부터 부당하게 급여를 챙긴 것은 횡령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 회장은 “계열사 주요 현황을 수시로 보고 받는 등 일정 역할을 해 왔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신 회장을 상대로 지난해 동생인 신동빈(61) 회장과 벌인 경영권 분쟁 과정 등에서 불거진 경영 비리 전반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

신동주 회장은 수사 외적으로도 궁지에 몰려있는 상황이다. 신 회장은 “신격호(94) 총괄회장이 뜻”을 내세워 경영권 장악에 나섰으나, 법원은 전날 신 총괄회장에 대해 한정후견 개시 결정을 내렸다. 신 총괄회장이 정상적으로 사무를 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여기에 신 회장 진영에서 일하던 민유성(62) 전 산업은행장은 대우조선해양 비리에 연루돼 검찰 선상에 올라있고, 박수환(58·여)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는 이미 구속된 상황이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