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열 감독을 꺼림칙하게 만든 中야구, 얼마나 늘었나

입력 2016-08-31 19:02
중국 청소년야구대표팀(왼쪽)이 31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 야구장에서 열린 제11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B조 예선 2경기 한국전을 앞두고 관중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타이중=박구인 기자

“중국이 뭔가 꺼림칙하단 말이야…”

제11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참가 중인 한국 대표팀의 이성열(유신고) 감독은 대회 전부터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중국 대표팀을 경계했다. 31일 대만 타이중의 인터컨티넨탈 야구장에서 열린 대회 B조 예선 2경기 상대가 바로 중국이었던 탓이다. 

중국의 성장에 놀란 건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대표팀 선수들은 “중국 선수들이 수비훈련을 하는 거 보니까 예전같지 않아요. 긴장해야겠어요”라고 입을 모았다.

이 감독은 중국의 청소년 야구를 두고 “과거에 비해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전날 예선 첫 경기에서 태국을 상대로 11대 0, 8회 콜드 승을 거뒀다. 예선 두 번째 경기에선 한국이 3대 1로 중국을 이겼다. 한국은 중국전 승리로 조 1위를 확정했다.

중국 야구는 얼마나 진화한 걸까. 이 감독은 중국 선수들의 기술 향상에 주목했다. 과거 중국이 힘을 바탕으로 단순한 야구를 펼쳤다면, 이젠 선진 야구기술이 많이 가미됐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수비 짜임새를 많이 갖췄다. 타자들은 타격 밸런스를 잡고 방망이를 휘두른다. 아직 완성단계는 아니지만 미국인 코치를 선임해 꾸준히 기량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중국 야구는 기존의 우월한 힘에 기술이 곁들여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성인대표팀이 아닌 청소년대표팀 기준이다. 193㎝의 큰 키를 자랑하는 중국 선발투수 차오 첸칭은 9이닝 동안 121개의 공을 뿌리면서 홀로 마운드를 지켰다. 또 한국 타자들에게 총 6개의 안타만 내주면서 고군분투했다.

중국은 이번 대회 예선 라운드에서 한국에 이어 조 2위로 슈퍼 라운드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일본 대만 외에 중국의 성장이 아시아야구 발전의 동력으로 작용할지 지켜볼 일이다.

타이중=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