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가슴골부터 연예인 자녀, 한국인까지…중국 TV 블랙리스트 늘어나

입력 2016-08-31 17:36
중국 정부가 TV 프로그램 검열을 강화하고 금지 목록을 늘리고 있다고 미국 CNN방송이 전했다. 중국 당국의 새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서구식 라이프스타일을 공공연히 찬양하는 내용을 프로그램에 넣어서는 안 되며, 중국 전통이나 고전에 대한 농담도 허용되지 않는다. 스타 연예인이나 갑부, 인터넷 유명인사를 받들어 모시는 듯한 장면도 피해야 한다. 또 개인사나 가족간 다툼을 선정적으로 다뤄서도 안 된다.
CNN은 중국 TV와 인터넷에 적용되는 다른 블랙리스트도 소개했다. 여성의 가슴골부터 연예인의 자녀, 시간여행, 한국인까지 다양하다.
CNN 홈페이지 캡처

2014년 12월 첫 방송된 사극 ‘무미랑전기(武媚娘傳奇)’는 며칠 만에 갑자기 ‘기술적 이유’로 방영이 중단됐다. 측천무후의 일대기를 다룬 이 드라마에 여성 출연자 가슴골 노출 장면(사진)이 많았기 때문이다. 2015년 1월 방영이 재개된 뒤부터는 가슴골 장면이 삭제되거나 여배우의 상반신 대신 얼굴이 화면을 가득 채웠다.
지난 4월에는 인기연예인이 미성년 자녀와 함께 TV에 출연하는 것이 금지됐다. 미성년자는 스포트라이트를 피해 정상적인 성장기를 보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검열 당국은 스타의 자녀까지 스타가 되는 게 시청자에게 위화감과 박탈감을 준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프로그램 포맷을 수입해 제작된 중국판 ‘아빠 어디가’는 당시 큰 인기를 끌었음에도 당국 지시에 따라 퇴출됐다.
시간여행이란 소재도 중국에서 다룰 수 없다. 그 이유와 관련해 영화평론가 레이먼드 저우는 “대부분의 시간여행 테마는 현재의 정세나 사회상에 대해 논평하려는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CNN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문제로 한국 최고의 대중(對中) 수출품의 운이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드 배치 때문에 한류 스타와 콘텐츠가 금지 목록에 오른 것이다.
중국판 '아빠 어디가'. 위키피디아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