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가정법원이 치매 논란을 빚었던 신격호(94·사진) 롯데그룹 총괄회장에 대해 31일 ‘한정후견’을 개시했다. 법원이 신 총괄회장의 치매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한정후견은 ‘질병·노령 등으로 인해 재산관리 능력 등이 부족할 경우 법원이 대리인을 대신 지정해 관리토록 하는 제도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0단독 김성우 판사는 이날 신 총괄회장에 대해 한정후견을 개시하고 한정후견인으로 사단법인 선(대표이사 이태운)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신 총괄회장 자녀 간에 재산 관리, 회사 경영권 등을 둘러싸고 극심한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며 “그중 한 쪽을 후견인으로 지정할 경우 분쟁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중립·객관적 입장에서 후견업무를 할 수 있는 전문가 후견법인을 한정후견인으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 총괄회장은 2010년 이후 수차례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며 기억력 장애 등을 호소했고, 아리셉트(Aricept) 등 치매 관련 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했다”며 “법정 심문기일, 현장 검증에서 시간·장소 등에 대한 인식 능력이 부족하거나 상실된 것으로 보이는 진술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고 덧붙였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