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최근 돈주(신흥부유층)들이 ‘간첩’ 혐의로 산골로 추방을 당하거나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북한전문매체인 데일리NK가 31일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도(道) 보위부 고위 간부들이 돈 갈취를 목적으로 돈주들 사냥에 나섰다”면서 “이렇게 올해 양강도 보위부 반탐처 조작에 혜산시에서만 20여 명의 돈주가 당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최근 어느 보위부 간부가 돈주 여성에게 성상납을 강요했는데, 불응하자 반공화국 모략책동에 가담한 불순분자로 ‘간첩’으로 몰아갔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올해 추방과 정치범 수용소행 처벌을 당한 돈주들은 평소 당 기관과 법 기관(검찰·보위부·보안성)들의 보호와 신임을 받았었다. 북한 간부들이 ‘상납금’을 댈 수 있는 주민들에겐 든든한 조력자를 자처하는 것이다.
만일 돈주들이 거절을 할 경우엔 바로 사건 조작을 통한 ‘재산 몰수’를 꾀하는 것이라고 데일리NK가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 간부들은 ‘중국 핸드폰 사용시 간첩 행위로 처벌 지시’ 등 정보 유입과 유출에 민감한 김정은의 정책을 악용한다고 한다.
소식통은 “돈주들은 끝이 없는 ‘상납금’ 요구를 한 번만 거절해도 바로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가곤 한다”면서 “보위부는 ‘평소 외부와 전화통화를 자주 한다’면서 갑자기 체제를 위협하는 불순계층으로 둔갑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운이 좋으면 깊은 산골로 추방되지만, 대체로 관리소(정치범 수용소)행을 면치 못한다”면서 “이들의 재산을 전부 몰수해 ‘충성자금’으로 포장돼 상납하고, 이 과정에서 보위부 간부들은 뒤로 일부 자금을 빼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