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 불량하다고 北 내각 부총리 총살” 현대판 종파 낙인

입력 2016-08-31 12:38

북한이 지난 6월 열렸던 최고인민회의에서 자세가 불량했다는 이유로 내각부총리를 총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남 공작을 총괄하는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도 혁명화조치를 받고 지방농장을 다녀온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는 북한 내각부총리 김용진(63)이 처형당하고, 당 통전부장 김영철(71)과 당 선전선동부 제1부장 최휘(61)가 혁명화조치를 받았다고 31일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김용진은 지난 6월29일 최고인민회의에서 자세 불량을 지적받은 것이 발단이 되어 보위부의 조사를 받았다"며 "조사 결과 '반당반혁명분자', '현대판 종파'로 낙인찍혀 7월 중 총살이 집행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영철의 경우 고압적 태도를 보이고 무리하게 당 통전부 권한 확장을 추진하는 등 권력을 남용한 것이 원인이 됐다"며 "7월 중순에서 8월 중순간 지방 농장에서 혁명화 처벌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김영철이 이권 사업에 관여했을 거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로 김영철은 지난 7월 초까지 공개활동을 했으나, 7월26일 평양에서 열린 '전승(정전협정) 63돌 경축 중앙보고대회' 주석단에 모습이 보이지 않았으며, 지난 8월24일 '선군절' 행사에 다시 나타났다. 김영철은 지난 28일 저녁 청년동맹 9차대회 경축행사에 김정은 위원장을 수행하기도 했다.

아울러 "최휘는 선전사업 과정에서 김정은의 지적을 받고 5월 말 이후 지방에서 계속 혁명화 조치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김정은은 집권 후 자신의 고모부이자 서열 2위였던 장성택, 인민무력부장이던 현영철 등 실세를 처형하는 등 공포통치를 통해 체제 장악력을 높여왔다. 올 들어 처형된 주민은 70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