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궁궐’ 감독 “센과 치히로 표절? 근거 없는 비교”

입력 2016-08-31 10:18

일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표절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시달린 국산 애니메이션 ‘달빛궁궐’의 김현주 감독이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김현주 감독은 “오랫동안 공들여 제작한 달빛궁궐은 많은 스태프들의 열정과 노력이 숨어있는 작품”이라며 “영화를 보면 표절은 얘깃거리도 되지 않을 것이다. 근거 없는 비교보다 독창성과 잠재적 힘을 지닌 국내 창작 애니메이션의 현주소에 대해 열띤 토론이 펼쳐지길 바란다”고 31일 배급사 NEW를 통해 밝혔다.

‘달빛궁궐’은 창덕궁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열 세 살 소녀 현주리의 판타지한 모험기를 그렸다. 앞서 이 작품 예고편이 공개되고 난 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비교하는 반응이 잇따랐다. 극의 여러 설정이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김현주 감독은 “솔직히 처음엔 (표절 논란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았다”며 “오히려 주변에서 걱정해주는 말을 해 주어서 알게 됐다. 영화 본편이 공개되기도 전에 예고편을 캡처한 몇몇 장면만으로도 논란이 됐다는 게 놀라웠다”고 했다.

'달빛궁궐'(위)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스틸컷

그는 “극장용 애니메이션 영역은 최근 십여년간 극도로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애니메이션은 많은 자본과 경험치를 필요로 하는 장르인데 우리나라 창작 애니메이션은 아직도 시작단계다. 연령대를 넓히려는 시도에 시장은 보수적이다. 창작자로서 추구하는 메시지의 수위와 관객이 원하는 요구를 결합하고 조절하는 게 굉장히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이어 “내가 판단을 그르치면 그 영향이 창작 애니메이션 전체에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러웠다”면서 “한 컷 한 컷 그리는 애니메이션은 정말 정직하여 그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매체다. 그 여정을 관객과 함께 나누고 싶다. 각종 캐릭터와 동작들이 한국 문화를 어떻게 반영했고, 어떠한 과정을 거쳐 탄생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달빛궁궐’은 9월 7일 개봉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