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문고리권력’으로 불리는 후마 애버딘이 남편인 앤서니 와이너 전 연방 하원의원과 이혼했다. 공화당의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는 여성과 음란한 문자와 사진을 주고 받은 사실이 결정적인 사유였다.
애버딘은 2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오랫동안 결혼생활에 대한 고통스러운 고민 끝에 이혼하기로 했다”면서 “앤서니와 나는 최선을 다해 아들을 위해 헌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버딘의 이혼 결심은 남편이 2011년 ‘섹팅’(음란문자채팅) 스캔들로 연방 하원의원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다른 섹팅을 한 사실이 드러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와이너는 지난해 7월 31일 트럼프 지지자로 알려진 40대 이혼녀와 음란한 문자와 사진을 주고 받았다. 와이너는 상체 누드 사진과 속옷만 확대한 사진을 보냈다. 와이너는 하원의원 시절인 2011년 6월에도 트위터로 여성 팔로어에게 외설 사진을 보내 물의를 빚었다.
애버딘은 1996년 조지워싱턴대 학생으로 백악관에서 힐러리 클린턴을 처음 만나 인연을 맺었다. 이후 클린턴의 2008년 첫 대선 출마와 국무장관 재직시절을 포함해 올해 대선에 이르기까지 한시도 클린턴의 곁을 떠나지 않아 클린턴의 ‘문고리 권력’으로 불린다. 클린턴이 당선되면 백악관 요직에 기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편 트럼프는 “내가 와이너를 잘 아는데 애버딘은 그가 없어야 더 잘 지낼 것”이라며 “와이너가 극도의 기밀정보를 접한 뒤 다른 누구한테 얘기했을지 누가 아느냐”고 주장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