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오지에서 펼친 사랑의 인술’, 고려대학교안산병원 의료봉사단

입력 2016-08-29 19:54 수정 2016-08-29 20:00
고려대학교안산병원 의료봉사단은 지난 18일 몽골 볼간아이막 다신칠링솜 지역을 방문해 일주일간 성공적인 의료봉사활동을 펼치고 돌아왔다. 아이막은 우리나라의 도(道), 솜은 군(郡)에 해당하는 단위다.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트로에서 서쪽으로 227km, 약 4시간을 달려 도착한 다신칠링솜은 몽골의 대부분 지역이 그러하듯 사막화가 진행 중이어서 주민들 생활이 어려운 지역이다. 줄지어선 단층목조건물과 여유롭게 풀을 뜯고 있는 가축들, 흙먼지를 일으키며 말을 타는 주민들, 간간히 눈에 띄는 자동차만 없으면 마치 시간을 거슬러 미국 서부시대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할 정도다.

다신칠링솜의 하나밖에 없는 병원은 이른 아침부터 소문을 듣고 찾아온 환자들로 북적거렸다. 조원민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흉부심장혈관외과 교수를 단장으로 김도훈 가정의학과 교수, 송지원 의료사회사업팀, 홍수연 간호사로 구성된 의료진은 진료표를 들고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는 주민들을 위해 잠시 쉴 틈도 없이 저녁까지 진료를 이어갔다.

이번 의료봉사활동은 K-water(수자원공사), 국제 개발 환경 NGO 단체 푸른아시아와 함께 진행되었으며 기존의 일회성 의료봉사가 아닌 지역주민이 건강관리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의료봉사에 주안점을 두었다. 의료팀은 전반적인 건강상담과 더불어 식습관 및 생활 습관 관련 교육, 고혈압, 성인병 관리와 손위생 교육 및 손쉬운 재활 치료 교육 등을 진행했다. 기계사용이 미숙한 현지 병원 의료진을 위해서는 초음파 및 심전도 기계 작동법과 관리 및 결과 판독에 대한 교육도 실시했다. 거동이 어려운 환자들은 의료진이 직접 방문해 왕진을 실시했다.

의료봉사단은 또 추후 타 단체 또는 기관이 다신칠링솜 지역에서 의료봉사활동을 진행할 때 의료 효율성과 연계성을 높일 수 있는 제안서를 만들어 관련 기관에 제공하기도 했다. 이로서 이 지역 주민들은 향 후 보다 효율적으로 연속적인 진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신칠링솜에서 10여km 떨어진 초원의 게르에서 생활하는 돌마(85) 할머니는 “유목민 생활을 하다 보니 솜(郡)에 있는 병원에 가기가 어렵다. 멀리 한국에서 온 유명한 의사선생님께 진료를 받게 되어 영광이다”면서 “무릎과 허리통증이 너무 심했는데 파스와 약도 많이 주시고 무엇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따뜻한 표정으로 끝까지 들어주신 의사선생님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거듭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번 의료봉사팀을 이끌었던 조원민 교수는 “몽골인들은 육류를 즐기지만 운동량이 부족해 고혈압 유병률이 높다. 따라서 이와 관련된 다양한 합병증 발생하고 있다.”면서 “교육을 통해 환자들의 임의 약물 투약 등의 위험성과 생활 습관 변화의 중요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봉사활동은 K-water(한국수자원공사)의 공원식재 및 관수, 기숙사 침대 교체 등 학교 지원, 식수차 지원 및 푸른아시아의 조림장 운영 사업과 함께 진행되었다. 조원민 교수는 바쁜 일정 중에도 마을 주민, 봉사대원들과 함께 나무심기 봉사에 참여해 잔잔한 울림을 전했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의료봉사단은 지역사회의 의료취약계층을 위한 꾸준하고 다양한 의료봉사활동을 지속하고 있으며 국내외 재난 발생 시 적극적으로 나눔과 봉사의 소명을 다 하고 있다.

다신칠링솜(몽골)=글∙사진 곽경근 선임기자 kkkwak@kmib.co.kr

고려대학교안산병원 김도훈 교수(가정의학과)가 솜에서 멀리 떨어진 유목민이 생활하는 게르를 찾아 진료하고 있다. 의료진은 진료를 마친 후 초원에서 생활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의약품도 전달하고 돌아왔다.


진료를 마친 후 송지원(의료사회사업팀)씨가 현지 어린이들과 잠시 공놀이를 하고 있다.

고려대학교안산병원 의료봉사단장인 교수(조원민 흉부심장혈관외과)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조교수는 이번 봉사활동을 통해 “짧은 기간이지만 진료에 도움을 준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면서 “현지 주민들이 이번 건강관련 교육에서 강조한 점들을 잘 실천해서 삶의 질이 조금이라도 더 높아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홍수연 간호사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손 씻기 등 위생교육을 하고 있다.

고려대학교안산병원 의료진은 몽골 국민들의 경우 대부분이 자신의 의료기록을 스스로 보관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서 의료기록을 지참하여 내원하도록 하였고, 이를 분석하여 환자에 대한 심도 있고 종합적인 건강 상담을 진행했다.

조원민 교수가 현지인, K-water 봉사단원들과 함께 다신칠링솜 공원에 나무를 심기 위해 양동이를 옮기고 있다.

곽경근 기자 kkkwa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