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경술국치일’인 29일 “진정한 독립, 역사 발전의 종착지는 더 완전한 민주주의”라며 “박근혜 정권은 바른 역사인식에서 출발한 두려운 마음으로 민주주의와 공화제의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민주주의는 우리 역사이자 정신’이란 글에서 “최근의 심각한 민주주의 후퇴를 생각하면 순국선열들에게 부끄럽기 짝이없다”며 이 같이 촉구했다.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도 “고작 10억엔에 역사를 지우려는 행태 또한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문 전 대표는 “106년 전 오늘 우리는 치욕스럽게 나라를 빼앗겼지만 국치의 아픔을 딛고 민주공화정의 새 역사를 열어갔다”며 “대한민국의 역사가 참으로 자랑스러운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1917년 대표적 독립 운동가들이 ‘대동단결선언’을 통해 황제권 소멸을 민권의 시작이라고 규정했다”며 “3·1운동과 임시정부를 수립하면서도 새 국가 체제를 민주공화정으로 분명히 규정했다”고 했다. 이어 “나라를 빼앗긴 치욕이 민주주의의 첫 걸음으로 승화됐다. 우리 독립운동의 역사는 우리 민주주의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이는 박 대통령의 지난 광복절 경축사를 두고 벌어진 건국절 논란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된다. 그는 당시 건국절 제정 주장에 대해 “반역사적, 반헌법적 주장으로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는 얼빠진 주장”이라고 비판했었다.
문 전 대표는 “이렇게 마련해 꽃피워 온 민주주의를 우리는 잘 지켜나가고 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 땅의 민주주의는 단순한 제도가 아니라 역사”라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