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JUICY(쥬시) 채용공고로 촉발된 알바생 외모 논쟁이 온라인에서 가열되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은 대부분 “얼굴로 일하나”며 외모지상주의를 비판했지만 “외모도 경쟁력이고 이게 현실이다”라는 주장도 적지 않았습니다.
사실 온라인에서 알바생 외모 논쟁은 심심찮게 벌어져 왔습니다. 카페나 패스트푸드업체 점주들이 잘 생기고 예쁜 알바생을 선호한다는 것은 비밀 아닌 비밀이었는데요. 사업 초기 홍보나 매출 확대를 위해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한 겁니다. 지금까지 알바 면접에서 탈락한 네티즌들의 후기나 잡담에 가까운 썰로만 알려져 왔습니다.
하지만 ‘쥬시’로 인해 양상이 달라졌습니다. 지난 20일 쥬시 서강대점이 채용 공고에 ‘외모에 자신있는 분만 연락주세요. 다른 일 안하고 계산만 하면 됩니다“라고 외모지상주의를 만천하에 노골적으로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시급도 보통 7000원보다 많은 1만원을 약속했습니다. 미인대회도 아닌데 외모가 알바 채용와 시급 결정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 겁니다.
한동안 달아올랐던 여론은 쥬시 점주의 사과로 수그러드는가 싶었는데요. 한 현직 카페 사장이라는 네티즌이 올린 글로 인해 다시 가열됐습니다. 현재 “논란 끝에 삭제된 현 카페 사장이 말하는 알바 외모의 중요성”이라는 제목으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카페 사장은 이 글에서 크게 2가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첫째 잘 생긴 알바생 덕분에 매출이 크게 올라 사업이 안정 궤도에 올라섰다는 것과 둘째, 꽃미남이나 미녀 알바에 대한 시급이나 우대는 당연하다는 것입니다.
그는 “당구장 PC방등 손님이 주로 남자인곳에서 예쁜여자들 뽑는 이유도 이해가고 가로수길 브런치카페에서 모델지망생 연예인 지망생들 시급 1만원 2만원씩 줘가며 쓰는 이유도 이해갑니다”라며 “서비스업에서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에게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 우대하는게 이토록 지탄을 받아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라고 적었습니다.
서강대 ‘쥬시점’과 마찬가지로 외모에 따른 차별과 우대를 당연시하는 주장입니다. 네티즌들은 대부분 불쾌해했습니다. 한 네티즌은 “이 사장은 자신의 매장에서 무엇을 판매하고 있는가?”라고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상당수는 “이것이 불편한 현실이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외모 차별은 현행법상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농후합니다. 여성 알바에게 직무 수행에 필요하지 않은 외모를 요구할 경우 불법이기 때문이죠.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7조 제2항에는 “사업주는 여성 근로자를 모집·채용할 때 그 직무의 수행에 필요하지 아니한 용모·키·체중 등의 신체적 조건, 미혼 조건, 그 밖에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조건을 제시하거나 요구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한 네티즌은 “맞는 말이면 특정 지역, 여자, 동양인, 한국인 금지 이런 거 기업에서 내걸어도 다 이해할건가? 나중에 본인이 똑같이 선천적인 문제로 차별당해도 ‘그렇지’하고 넘길 수 있겠는가”라고 적었습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