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역 사거리 일대를 미국의 타임스스퀘어, 영국의 피커딜리서커스 같은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으로 조성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서울 서초구(구청장 조은희)는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시행령이 지난달 개정돼 시행됨에 따라 강남역 사거리 일대를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 유치 지역으로 본격 추진하겠다고 29일 밝혔다.
구는 지난 6월 광고물 자유표시구역 지정에 대한 자체 타당성 용역을 완료하고 국내 광고자유표시구역 1호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는 그동안 예술의 전당, 고속터미널, 서초대로 삼성사옥 인근, 강남대로 신논현역~강남역 구간 등 4곳을 대상으로 검토했으나 유동인구, 경제성, 실현 가능성을 고려해 강남역 사거리를 최종 후보지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구는 강남역 사거리를 중심으로 삼성사옥, GT타워 등 대형빌딩이 밀집한 서초대로 일대를 자유표시구역의 중심지로 설정한다는 계획이다. 자유표시구역의 확장성과 연속성을 고려해 강남대로 9호선 신논현 방면의 일부 구역(강남역~지오다노 건물)도 사업 대상에 포함시켰다.
구는 강남역 사거리가 광고물 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될 경우 이 지역을 최첨단 IT기술이 접목된 문화 미디어밸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유명 미디어 작가를 활용해 구역 내에 시민 참여형 랜드마크 상징조형물, 움직이는 키네틱 미디어아트 조형물을 설치할 계획이다.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새해 맞이 카운트 다운과 재야의 종 행사, 빛의 거리 조성 등 다양한 문화행사도 검토하고 있다.
또 벤치·쉼터·휴지통·공중화장실·가판대·횡단보도 쉘터·자전거보관대·도시조형물 등 이 구역 내 모든 가로시설물을 친환경적이면서도 역동적인 예술품으로 정비할 예정이다
조은희 구청장은 “하루 유동인구가 100만명에 달하는 강남역 사거리는 광고주 선호도가 매우 높고 대형건물이 많아 디지털 사이니지(디지털 디스플레이어를 활용해 각종 정보와 광고를 제공하는 디지털 게시판)를 구현하기에 최적의 장소”라며 “강남역 사거리가 국내 1호 광고물 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행정적으로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행정자치부는 국내에서도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을 허용키로 하고 관련 법을 마련한 데 이어 연내 대상 지역을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 9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국 지자체 광고물 담당 공무원과 업계 관계자 대상으로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 운영지침’ 설명회를 개최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