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행' 연상호 감독 “15년 무명, 결국은 타이밍이었다”

입력 2016-08-28 12:33

‘부산행’ 연상호 감독이 27일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개최된 '더 메디치 2016' 무대에 올랐다. 연상호 감독은 영화 비전공자로 ‘부산행’이라는 천만 관객 영화를 제작하기까지의 과정을 공개하며 관객과 소통했다.
 “저는 영화 전공자도, 애니메이션 전공자도 아닙니다. 반에서 거의 꼴등하면서 애니메이션을 좋아했던 학생이였어요. 저희 어머니는 공부 못하는 저를 늘 걱정하셨죠.”라며 학창시절의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일본 애니메이션을 참 좋아했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을 보면서 애니메이션 감독을 꿈꾸게 되었고 바로 미술학원에 진학했죠. 그 당시 한국에 애니메이션 감독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꿈을 접었지만 성인이 되고 다시 기회를 잡고 싶어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15년 간 애니메이션을 만들었습니다.”라며 그동안의 과정을 공개했다.
 제작하는 작품마다 빛을 보지 못했던 연 감독은 “계속 실패하다 보니 저의 재능 탓을 하며 그만두고 취업 했던 적도 있지만 포기 하지 않고 무수한 시도 끝에 ‘돼지의 왕’으로 빛을 보게 되었어요. 그때 깨달았습니다. ‘내가 만들어내는 모든 결과는 내 책임만 있는 게 아니구나. 너무 애쓰지 말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일단 많이 만들고 보자.’라는 생각으로 그 이후 ‘사이비’, ‘서울역’, ‘부산행’ 등을 만들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연 감독은 “저는 주변사람들에게 ‘이거 왜 해?’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지만 15년동안 저를 믿었던 것 같아요. 저의 작품을 알아주지 못한다면 이것은 내 잘못이 아니라 세상 잘못이라고 생각했어요. 시간이 흐르고 보니 타이밍의 문제더라고요. 언젠가 올 수 있는 타이밍을 기다릴 수 있냐 없냐의 싸움인 것 같습니다.”라며 조언했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