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남 작가가 집필한새 주말드라마 SBS ‘우리 갑순이’가 서민들의 고단한 현실을 재치있고 유머러스하게 풀어내 공감을 자아냈다.
‘우리 갑순이’는 주인공 갑순으로 등장하는 김소은의 예식장 아르바이트 장면으로 시작됐다. 애인을 두고 다른 여자에게 한눈을 파는 철없는 공무원 시험 준비생 갑돌(송재림)과 갑순의 모습을 대비시켰다. 갑돌과 갑순의 티격태격하는 에피소드들이 웃음을 자아낸다. 한편으론 서른을 바라보는 나이에 돈도, 직업도 없는 젊은이들의 씁쓸한 현실도 보여줬다.
갑순이 잡채를 가지고 갑돌의 집을 찾아갔다가 갑돌에게 “네가 나보다 똑똑한 것도 싫고 누나처럼 잔소리하는 것도 싫다”는 핀잔만 들었다. 이에 갑순은 “난 여자로 안 보이고 싶은 줄 아니? 나 지금 너무 초라하다”라며 울먹이며 화를 냈다.
아들 갑돌 만을 바라보며 온갖 궂은일도 마다않는 남기자(이보희)와 갑순을 끔찍하게 생각하는 엄마 인내심(고두심)은 두 사람의 연애를 못마땅 해하는 모습을 보여줘 앞으로 어떻게 극이 전개될지 흥미를 자아냈다.
돈 때문에 아내인 내심의 눈치만 보면서 재활용품을 집으로 끌어들이는 신중년(장용), 재혼 후에 겉으로는 행복해 보이지만 남편 조금식(최대철)의 전처 자식들이나 시누이 조아영(양정원 분)과 평탄하게 지내지 못하는 내심의 장녀 신재순(유선 분) 등은 퇴직자와 재혼 가정이 겪을 수 있는 갈등을 보여줬다.
갑순의 오빠 신세계(이완)는 결혼 후에도 클럽을 드나드는 아내 여공주(장다윤)와 딸의 응석을 받아주기만 하는 장모 여시내(김혜선), 건강에 과민하게 신경을 쓰는 시내의 아버지 여봉(전국환)에게 둘러싸인 버거운 처가살이를 예고했다.
허영기 많고 충동적인 갑돌의 누나 허다해(김규리), 중년의 여동생으로 넉살 좋고 뻔뻔한 신말년(이미영), 정체를 알 수 없는 폼생폼사 부자 금도금(이병준)과 금수조(서강석) 등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우리 갑순이’ 제작진은 “평범한 가족들의 소박하고 때로는 녹록치 않은 일상을 현장감 있게 묘사하면서 유머를 담았기 때문에, 첫 회부터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SBS 제공]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