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숙박업소에서 레지오넬라증 환자가 확인돼 보건당국이 투숙객 입소 중지 조치를 내렸다.
'냉방병'의 일종인 레지오넬라증은 매년 6~8월에 자주 발생하지만 이로 인해 영업시설 전체가 사실상 폐쇄된 것은 처음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25일 신고된 47세 남성이 레지오넬라증 잠복기(10일 이내)에 인천 소재 한 숙박업소에 투숙한 후 몸살과 기침, 가래 등 증상이 나타나고 호흡곤란 등 폐렴이 발생해 검사를 벌인 결과 레지오넬라증 감염자로 확인됐다고 28일 밝혔다.
이 남성은 지난달 25일부터 인천의 한 의료기관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지난 8일 퇴원한 상태다.
보건당국은 해당 숙박업소의 환경검사 결과, 물 저장탱크와 수도꼭지, 샤워기, 각층 객실 냉·온수 등에서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는 관할 지자체에 해당 업소의 급수 시스템 점검과 소독 조치를 실시토록 했다. 또 소독 후 재검사를 통해 레지오넬라균이 허용범위 미만으로 확인될때까지 투숙객 입실을 중지시켰다.
또 환자의 투숙기간부터 최근까지 해당 업소 투숙객 중 1명이 레지오넬라증 유사 증상을 보여 정확한 진단 검사를 벌이고 있다.
레지오넬라증은 레지오넬라균에 의해 감염되며 대형 건물의 냉각탑물, 에어컨, 샤워기, 중증 호흡 치료기기, 수도꼭지, 장식 분수, 분무기 등 오염된 물 속의 균이 비말 형태로 인체에 흡수돼 전파된다. 사람간 전파는 보고된 적 없다. '폐렴형'과 '독감형' 두가지가 있다. 폐렴형은 2~10일의 잠복기를 거쳐 권태감, 두통, 근육통, 허약감, 고열, 오한 등과 마른 기침, 복통, 설사 등 증상이 동반된다. 24~48시간의 짧은 잠복기를 보이는 '독감형'은 급성 발열성 질환으로 특별한 치료 없이 2~5일 내에 회복된다. 3군 법정전염병이다.
올해 레지오넬라증은 지금까지 75명이 신고됐으며 지난해(45명)의 배 가까이 증가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