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잔해에서 동생 살리고 숨진 언니… 이탈리아 '눈물 바다'

입력 2016-08-28 02:24 수정 2016-08-28 10:53
27일 이탈리아 아스콜리피체노에서 열린 지진 사망자들 일부에 대한 국가 장례식에서 희생자 유족들이 손을 맞잡고 참석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이탈리아 지진 사망자 중 동생을 살리고 자신은 숨진 9살 소녀의 사연이 28일 알려졌다.

27일 이탈리아 아스콜리피체노에서 열린 국가장에서 조반니 데르콜 주교는 동생을 꼭 껴안아 보호해 동생의 목숨은 살리고 자신만 숨진 9살 소녀의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했다.

지울리아 리날도(9)와 그녀의 여동생 조르지아(5)는 지진 발생 약 15시간 후인 24일 오후 6시30분쯤 구조대에 의해 발견됐다. 언니 지울리아는 동생 조르지아를 꼭 껴안아 자신의 몸으로 동생을 보호했다. 지울리아 덕분에 동생 조르지아는 생명을 구할 수 있었지만 언니 지울리아는 숨졌다.

데르콜 주교는 지울리아가 마지막 순간까지도 동생을 껴안은 손을 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언니 덕분에 구사일생으로 생명을 건진 조르지아는 이날 인근 병원에서 자신의 4번째 생일을 맞았다. 데르콜 주교가 전한 두 자매의 이야기에 이탈리아 국민들은 모두 눈시울울 붉혔다.

이들 자매를 무너진 건물더미 안에서 찾아낸 소방관 마시모 카이코는 이탈리아 라 레푸블리카지에 “지울리아가 조르지아를 껴안아 조르지아가 목숨을 건질 수 있는 공기층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언론들에 따르면 조르지아는 현재 충격 상태에 빠져 말을 하지 못하고 있다. 조르지아는 종일 잠만 자거나 인형과 엄마만 찾고 있다고 한다. 조르지아의 어머니 역시 지진으로 부상을 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