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 물이 차 머리가 보통 보다 3배나 커진 희귀병 아기가 친부모에게 버림을 받았다. 하지만 다행히 친척 부부가 아기를 입양해 친자식처럼 키우며 생명을 살리기 위해 힘쓰고 있다. 전세계인들이 찬사를 보내고 있다.
27일 영국 데일리메일 등 언론에 따르면 생후 4개월인 로얄 쿠마르는 심한 뇌수종(腦水腫)을 갖고 인도의 한 지역에서 태어났다. 뇌수종은 ‘뇌에 물이 차는’ 희귀병이다. 정확히는 뇌실 안에 ‘척수액’이 차는 질환이다. 선천적 결함으로 혈액으로 빠져 나가야 할 뇌척수액이 차면서 머리가 점점 부풀어 오르는 것이다. 구토와 졸림증 등 증상을 보이고 신체 발달은 멈춰버린다.
쿠마르의 부모는 이런 아이의 장애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결국 키우기를 포기해 버렸다. 하지만 친척인 데비 부부가 쿠마르를 받아들였다. 부부는 쿠마르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지금까지 모은 재산을 다 쏟아부었다고 한다.
미시즈 데비씨는 “왜 항상 가난한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는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웃들이 아기의 상황을 알면서 왜 입양을 했느냐고 물을 땐 “그 아이도 인간이다. 내가 떠난다면 누가 그를 돌봐주나. 아이는 죽을 것이다. 지금은 내 아이나 같다.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답하고 있다.
남편도 “우리 삶에 들어온 이후 내 아이와 같다. 내 친 아이들 3명과 차별을 둔 적이 없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고 했다. 이들 부부는 아이 치료를 위해 2000파운드를 썼지만 아직도 멀었다고 한다.
의사들은 “션트(뇌에 찬 물을 빼내는 도구)를 삽입해 뇌 압력을 낮추는 치료를 시도하고 있다”면서 “이전에 삽입한 션트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새로 끼워넣은 수술을 이번에 했다”고 말했다. 또 “치명률은 매우 높다, 몸이 커짐에 따라 아이가 살 기회는 점점 줄어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는 지난 5월 27일 같은 선천성 뇌수종으로 고통받는 방글라데시의 2살 소년 에몬과 가족의 사연을 보도한 적 있다. 에몬도 머리 크기가 축구공만하게 부풀어 힘들게 투병하고 있는 걸로 알려졌다. 하지만 부모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에몬의 치료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걸로 전해졌다. 2014년에는 루나 베굼이라는 인도 소녀가 의사들의 도움을 받아 커진 머리를 줄인 바 있다.
네티즌들은 '천사 부부'의 따뜻한 마음씨에 감동하며 "은총이 함께 하길 바란다"거나 "돕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또 일부 네티즌은 "2014년 루나 베굼을 도왔던 의료진이 쿠마르를 치료해 줬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