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곧장 빈소로 들어가 헌화한 뒤 묵념했다. 신 회장의 오른편에는 검찰 소환조사 도중 비보를 접한 황각규(61)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이, 황 사장의 오른편에는 검찰 재소환이 예정된 소진세(66)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이 섰다. 신 회장은 고인의 영정 사진을 30여초 말없이 바라봤다. 묵념을 마친 뒤 유족과 인사를 나눴고, 이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았다.
신 회장은 내실로 이동해 유족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식당에서 허수영(65) 롯데케미칼 사장 등 사장단과 30여분간 이야기를 나누고는 오전 10시30분이 넘어 밖으로 나왔다. 취재진이 마지막 만남에 대해 묻자, 신 회장은 다시 눈물을 흘렸다.
이 부회장은 롯데그룹 비리와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출석이 예정됐던 지난 26일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어제 이 부회장의 자살 소식을 듣고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애통해했다. 외부 활동은 전혀 하지 못하고 집무실에만 있었다.
빈소를 떠나던 황 사장도 참담하다는 뜻을 보였다. 그는 “검찰 수사 받기 전에 마지막으로 통화했는데 (이 부회장이) ‘수사 잘 받고 오라’고 하셨다”며 “10년간 모셨는데 만감이 교차하고 참담하다”고 말했다.
장례식장에는 롯데 계열사 임직원 50명 이상이 배치돼 조문객들을 도왔다. 조의금을 받지 않았고, 이 부회장의 종교를 고려해 “상주와의 인사는 목례로 부탁한다”고 안내했다. 빈소를 찾은 롯데 관계자들은 언론 보도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직원은 “롯데에는 가신(家臣) 같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신 회장과 이 부회장에 대해서는 “수행비서조차 하나 없을 정도로 소탈하고 인자한 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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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