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인멸 우려” 대우조선 로비 의혹 박수환 대표 구속

입력 2016-08-26 23:49
남상태(66·구속 기소)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 로비 창구’로 지목된 홍보대행사 뉴스커뮤니케이션즈(뉴스컴) 박수환(58·여) 대표가 26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지난 24일 박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변호사법 위반 혐의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를 적시했다. 박씨는 평소 친분이 두터운 민유성(62) 전 산업은행장 등에게 남 전 사장의 연임을 청탁해주는 대가로 대우조선으로부터 3년간 26억원 상당의 특혜성 일감을 제공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박씨가 ‘리스크 관리’ 명목으로 K그룹으로부터 10억원 이상을 받아간 정황도 포착했다. 2008~2011년 유동성 위기에 빠져 있던 K그룹은 산업은행(채권단 대주주)으로부터 ‘경영 정상화’ 압박을 받았다. 박 대표는 K그룹 측에 접근해 민 전 행장과의 친분을 내세워 청탁을 해주겠다며 30억짜리 홍보 계약을 따낸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 계약금 중 약 10억원을 지출한 K그룹은 민 전 행장에 대한 박 대표의 로비가 무산되자 나머지 금액 지급을 중단했다고 한다.

박씨는 민 전 행장을 비롯해 이명박정부 정·관계 인사들과의 친분을 동원해 일감을 따낸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박 전 대표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정·관계 인사들로는 민 전 행장 외에도 검찰 간부 출신 K씨, 유력 언론사 간부 S씨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박씨의 업무를 돕고 대가를 챙겼는지 여부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