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회장은 생의 마지막 순간 북한강변 산책길에서 상념에 젖어 길을 걷다가 산책로에 심어진 가로수에 넥타이와 스카프를 연결해 목을 매 숨졌다.
이 부회장의 시신은 이날 오전 7시11분쯤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소재 모 호텔 뒤 야산 산책로에서 산책하던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숨진 이 부회장은 넥타이가 끊어진 뒤 바닥에 추락한 상태였다.
이 부회장은 평소 조용한 성격이어서 마지막 순간을 조용하고 깨끗한 양평에서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신 회장 등 오너 일가들에 대한 소환 조사까지 마무리 한 뒤 관련자들을 9월 중 일괄 기소할 계획이었으나 이 부회장의 자살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 부회장은 황각규(61)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 소진세(66) 롯데그룹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총괄사장)과 함께 신 회장의 최측근 3인방으로 꼽힌다. 이들 중 황 사장은 전날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 부회장은 43년을 롯데에 몸담은 국내 최장수 최고경영자(CEO)이기도 하다. 지난 1973년 롯데호텔에 입사해 1987년 롯데쇼핑으로 자리를 옮긴 후 백화점 상품매입본부 전무와 영업본부장을 역임했다.
2007년 롯데그룹 정책본부장에 오르며 신 회장의 신임을 얻기 시작했고, 지난해 신격호 총괄회장이 지시한 이른바 '살생부' 명단에 이름이 오른 것으로 알려져 확실히 신 회장측 인물로 각인됐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이 부회장의 횡령·배임 혐의에 대해 집중 추궁할 예정이었다. 각 계열사가 조성한 비자금이 그룹 정책본부로 흘러들어 갔는지 여부도 확인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이 부회장의 죽음으로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이 부회장은 각 계열사 비자금 조성 과정에 윗선의 지시나 개입이 있었는지 여부에 알고 있는 핵심인물이라는 점에서 죽음으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유서에서 신회장을 옹호하는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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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