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내무부차관, 파업중인 광부들에 폭행 당해 숨져

입력 2016-08-26 10:50 수정 2016-08-26 13:43
로돌포 일랴네스(56) 볼리비아 내무부 차관이 파업 중인 광부들에게 억류돼 폭행당하다 사망했다고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카를로스 로메로 내무부 장관은 이날 현지 방송에 “일랴네스 차관이 잔혹하고 비겁한 일당에 의해 살해당했다”고 밝혔다.
 
 일랴네스 차관은 이날 이른 아침 수도 라 파즈에서 160㎞ 떨어진 판두로로 향했다. 광부와 정부 간 대화를 제안하기 위해서였다. 판두로는 지난 24일 경찰 총격을 받은 2명의 노동자가 사망했고 17명의 경찰이 부상당하는 등 광부와 경찰 사이 충돌이 발생해 최근 긴장이 고조된 곳이다. 일랴네스 차관은 현장에 가는 길에 광부들에게 억류된 뒤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나섰을 때 이미 손쓰기 어려운 상태였다고 한다.
 

파업중인 볼리비아 광부들이 25일(현지시간) 판두로에서 시위 중 최루탄을 쏘며 경찰에 맞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로돌포 일라네스 볼리비아 내무부 차관이 억류됐다가 폭행을 당하고 사망했다. AP뉴시스

 볼리비아광부협동조합은 그간 좌파인 이보 모랄레스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더 많은 채굴권을 요구하는 광산법 개정에 실패하자 강력히 항의했다. 이번주 초부터 고속도로를 막고 관련법 개정을 요구하면서 파업에 나섰다.

 남미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 중 한 곳인 볼리비아에서 대부분의 광부는 은과 아연 등을 캐면서 삶을 유지하고 있다. 2006년 현 대통령이 정권을 잡은 뒤 초반 노동자 복지와 경제 활성화로 인기를 얻었지만 최근에는 권위주의와 족벌인사로 비난받고 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