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부터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방콕의 날’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전날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오던 그는 군부로부터 직무 정지를 당했다.
공항에서 수쿰판 시장을 맞이하려 기다리던 서울시 관계자들은 “행사 참석이 어렵게 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오전 10시 예정된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면담도 취소됐다. ‘방콕의 날’ 행사는 방콕 시장 없이 예정대로 열린다.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쁘라윳 찬-오차 태국 총리는 군정기구인 국가평화질서회의(NCPO) 의장 자격으로 특별보안조치에 해당하는 임시헌법 44조를 발동해 수쿰판 시장의 직무를 정지시켰다. NCPO는 “수쿰판 시장의 각종 부패 및 비리 혐의 수사가 공정하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직무정지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수쿰판 시장은 지난해 신년 빛 행사에 투입된 3950만 바트(약 12억8000만원) 규모의 시예산과 집무 비용을 오용한 혐의로 감사원과 국가반부패위원회, 법무부 산하 특별수사국(DSI)의 수사선상에 올랐다. 시장 측근은 방콕포스트에 “시장이 직무정지 사실을 알고 있으며, 예정보다 일찍 방콕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왕족인 아버지와 평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수쿰판 시장은 영국 옥스퍼드에서 수학했고 미국 조지타운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0년부터 1996년까지는 태국 최고 대학인 쭐라롱껀 대학에서 정치학과 교수를 지냈다. 하원 외교위 자문위원과 총리 정책자문역을 거쳐 2009년 방콕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됐고, 2013년 재선에 성공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