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국내에선 과일소주와 같은 저도 소주의 선호도가 증가하는 반면 폭탄주와 같은 고위험음주 경향은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회 평균 음주량은 성별과 주종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하는 적정 섭취량과 유사했지만 여자의 경우 모든 주종에서 적정 섭취량보다 더 많이 마셨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의 주류 소비·섭취 실태를 조사한 결과 우리 국민의 1회 평균 음주량은 맥주(200㎖)로는 4.9잔, 소주(50㎖)로는 6.1잔, 탁주(200㎖)로는 3.0잔을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2013년 같은 조사에서 맥주 5.6잔, 소주 6.4잔, 탁주 3.2잔보다 전반적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중 도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과일소주(13~14도)의 1회 평균 음주량은 2013년 2.2잔에서 올해 6.0잔으로 크게 증가했다. 고위험주 및 폭탄주 음주 경향은 줄었다. 최근 6개월 간 음주경험자 중 하루에 17도 소주 기준으로 남자는 8.8잔 이상, 여자는 5.9잔 이상 섭취하는 고위험음주를 경험한 자의 비율은 58.3%였다. 해당 비율은 2012년 66.2%에서 2013년 82.5%까지 증가했으나 올해는 크게 꺾였다. 또 고위험음주 경험자 중 폭탄주를 마시는 비율은 45.7%로 2013년 55.8%에 비해 감소했다. 고위험 및 폭탄주 음주가 줄어든 것은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과도한 음주를 지양하는 인식이 확산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20대 고위험음주와 폭탄주 경험비율은 각각 65.2%와 50.1%로 다른 연령대보다 여전히 높았다. 카페인이 다량 함유된 에너지음료와 술을 섞어 마시는 에너지폭탄주 경험자도 2013년 11.4%에서 올해 상반기 12.0%로 소폭이지만 증가했다.
우리 국민 1회 평균 음주량은 WHO가 제시하는 저위험 음주량(WHO 제시 적정섭취량)과 유사했지만 여자의 경우 모든 주종에서 적정섭취량보다 더 많이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는 소주의 경우 적정섭취량(5.9잔)보다 1.4잔 더 많이 마셨지만 맥주와 탁주는 적정섭취량(각각 5.6잔, 4.2잔)보다 각각 0.1잔, 0.8잔 덜 마셨다. 반면 여자는 소주의 경우 적정섭취량(2.9잔)보다 1.6잔 더 많이 마시는 것을 비롯해 맥주와 탁주도 각각 1.4잔, 0.4잔 더 많이 마셨다. 여자의 경우 맥주와 탁주 적정 섭취량은 각각 2.8잔과 2.1잔이다.
건강한 음주습관에 대한 인식도에선 ‘식사와 함께 술을 마신다’는 응답자는 2013년 20.2%에서 올해 41.0%로 증가했다. 또 ‘원하지 않는 음주는 거절한다’는 응답도 55.3%에서 55.7%로, ‘저도주 주류를 선호한다’는 응답도 53.7%에서 57.0%로 늘었다. 반면 ‘술을 마실 때 음료, 물과 함께 마신다’는 응답자는 2013년 35.1%에서 올해 33.8%로 감소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8일부터 15일까지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만 15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올해 1~6월 사이 주류 소비·섭취 형태를 설문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