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간부들이 김씨 일가의 정통성을 나타내는 ‘백두혈통’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고모인 김경희 대에서 끊겼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일성 주석의 딸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생인 김경희의 생사 여부가 오랜 기간 알려지지 않자 북한 간부들 사이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백두혈통 정통성에 대한 의문이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한 북한 관계자는 “중앙의 간부들은 북한의 백두혈통이 김경희 대에서 이미 끊어졌다고 인식하고 있다”면서 “자신과 가족의 기득권을 위해 김정은에게 마지못해 충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측근들을 무자비하게 처형하는 공포정치를 펼치자 간부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면서 서로 딴 생각을 하는 ‘동상이몽’ 현상이 몸에 배어 있다고 그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태영호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의 망명도 간부들의 이러한 동요와 불만에서 나온 것”이라며 “태 공사와 같이 해외에서 생활해 본 사람들은 누구보다 북한 현실을 잘 알지 않겠는가”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2013년 처형된 장성택을 언급하며 “김일성이 아끼던 사위였고 김정일도 ‘하나 밖에 없는 매부’라고 치켜세우던 장성택을 처형하고 고모 김경희까지 내쳤으니 이미 백두혈통의 대가 끊긴 것 아니냐”고 했다.
그에 따르면 장성택 처형 직후 ‘경희 동지도 죽었다’는 소문이 평양에서 돌았으나 국가안전보위부가 ‘가계(김씨 일가)에 대해 논하는 자는 엄벌에 처한다’고 해 소문이 사라졌다고 한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