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2인자이자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인 이인원(69) 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이 26일 검찰 소환을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부회장은 신 회장을 제외한 자타공인 롯데그룹 최고의 실세다. 1997년 롯데쇼핑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 20년째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국내 최장수 최고경영자(CEO)이기도 하다. 그룹 내 영향력이 막강하고 신격호(94) 총괄회장의 신임도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난해 경영권 분쟁 당시 신 총괄회장 대신 ‘신동빈 체제’를 지지해 신 회장 사람의 분류됐다.
이 부회장은 2007년부터 롯데그룹 운영 전반을 지휘하는 정책본부 본부장을 맡아 정책본부 산하 운영실, 지원실, 비서실 등 핵심 7개 부서를 거느리며 그룹 대소사를 관장해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그룹 내 주요 현안은 모두 이 부회장에게 보고 되고, 주요 정책결정도 모두 이 회장을 손을 거친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검찰 수사도 차질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이 부회장이 그룹의 주요 정책결정 과정에 빠짐없이 개입했던 만큼 그의 증언은 롯데의 각종 불법과 비리 의혹을 밝혀낼 수 있는 핵심 요소였기 때문이다.
실제 검찰은 이날 소환을 앞둔 이 부회장을 상대로 그룹 계열사간 부당 거래와 일감 몰아주기에 따른 배임·횡령 혐의, 롯데건설의 300억원대 비자금 조성 경위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검, 이인원 부회장 자살로 '롯데수사' 차질 불가피
입력 2016-08-26 0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