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는 많은데 기름은 안나오고.. 흔들리는 중국 거대 정유산업

입력 2016-08-26 11:10 수정 2016-08-27 20:22
출처: 위키피디아


중국의 경제성장을 견인했던 국영 정유기업들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이들이 생산량 감소와 함께 원유 가격 폭락으로 이중고를 겪으면서 사업 다각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는 형국이라고 25일 전했다.

중국의 원유 생산은 지난해가 절정기였다. 중국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동안 중국에서 생산된 원유는 하루에 430만 배럴에 달했다. 수요 역시 폭발적이었다. 중국이 자국에서 급증하고 있는 원유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수입한 원유는 국제 유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때문에 중국은 최근 몇 년간 국내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원유 매장지를 개발해 왔다. 하지만 이제 최근 매장지 발견이 힘들어지고 국제유가가 떨어지면서 사정이 나빠졌다. 생산량이 충분치 않다면 중국은 울며 겨자먹기로 수입을 늘려야 할 처지다. 여전히 중국에는 폭발적으로 증가한 차량에 넣을 기름이 필요하다. 세계 최대 수준의 원유소비 시장이다. 그나마 원유수입량을 현 수준에서 유지할 수 있는 건 아직 중국이 세계 4위의 원유생산국이라서다.

유가가 2년 전의 반토막인 배럴당 5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도 중국 국영정유기업들이 흔드는 요인이다. 중국에서 가장 많은 원유를 생산하는 석유천연기고빈유한공사는 지난 상반기 원유 생산량이 4%가 떨어졌다고 밝혔다. 1년 전보다 하락세가 2배다. 경쟁업체인 석유화공고빈유한공사는 같은 기간 생산량이 12% 떨어졌다. 이들은 회사 규모도 줄일 계획이다. 중국의 지난 7월 한달 동안 하루 평균 생산량은 8%가 떨어진 395만 배럴이다. 5년 사이 최저치다. 원유 가격이 반등한다해도 새 매장지를 찾지 못해 생산량이 떨어진 탓에 이들이 회생할 전망은 높지 않다.

중국의 거대 원유기업은 때문에 국내 시장이 아닌 해외 진출을 강요받게 됐다. 이제 중국의 국영기업들인 석유천연기고빈유한공사와 석유화공고빈유한공사, 중국해양석유총공사는 엑손모빌과 같은 국제기업들과 매장지와 고객을 두고 다투게 됐다.

과거 이들 기업은 공산당 체제에서 가능한 한 많은 석유를 생산하는 것만이 목표였지만 경기가 침체되면서 엑손처럼 사업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 WSJ는 이들이 세계적으로 원유와 가스 매장지를 찾는 동시에 뉴욕이나 동남아에서 정유 사업을 하는 등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