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 파리 근교 동유럽계 가정에서 태어난 리키엘은 정규적인 디자인 수업을 받지 않았다. 1954년 옷가게 주인 샘 리키엘과 결혼 후 착용감이 좋은 임신부용 스웨터를 직접 만들면서 디자이너로 데뷔했다. 이 스웨터가 인기를 끌면서 1960년대 ‘엘르(ELLE)' 등 유명 패션잡지를 장식했다.
1968년 파리에 자신의 이름을 딴 옷가게를 열면서 디자이너로 명성을 굳혔다. 초미니스커트, 봉제선이 바깥으로 드러난 옷 등 파격적인 스타일은 큰 인기를 끌었다. 배우 브리지트 바르도와 오드리 햅번, 가수 실비 바르탕이 리키엘의 옷을 즐겨 입었다.
리키엘은 여성해방의 사회적 조류를 타고 프랑스 패션을 전 세계에 전파한 공로로 2009년 최고 영예인 레종 되뇌르 훈장을, 2012년 프랑스 예술문화 훈장을 받았다. 엘리제궁은 성명을 내고 “리키엘은 여성에게 행동의 자유를 준 선구자였다”고 애도했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