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호갱?… 이케아 일본법인도 ‘어린이 압사 서랍장’ 리콜 거부

입력 2016-08-26 08:06 수정 2016-08-26 09:08
스웨덴 글로벌 가구업체 이케아(IKEA)가 ‘어린이 압사 사고’로 북미에서 전량 회수된 서랍식 옷장을 일본에서는 리콜하지 않을 것이라고 퇴짜를 놨다.
24일 아사히신문은 헬렌 폰 라이스 신임 이케아 일본법인 사장이 23일 열린 전략 발표회 기자회견에서 문제의 ‘말름(MALM) 서랍장(사진)’에 대해 “잦은 리콜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리콜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고 전했다.

어린이 6명이 서랍장이 넘어지면서 깔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자 이케아는 지난 6월 북미에서 3600만여개 제품을 리콜했다. 하지만 일본은 리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케아 일본법인 측은 “국가별 규제기준에 따라 리콜을 정한다”며 “북미에서 리콜을 결정한 것은 법 때문이 아니라 당국과 상의한 업계 기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말름 서랍장 외에도 이케아의 다양한 제품군에서 결함 발생률이 늘고 있다. 일본에서는 올 상반기에만 어린이 장난감, 초콜릿 조리기구 등 7개 제품군에서 리콜이 결정됐다. 2014년 3건, 지난해 1건 등과 비교하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아사히신문은 이케아의 상품 수가 9500개에 이르고 공장 수가 급격히 늘면서 품질관리가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이케아는 11개국에 자사공장과 50개국에 1000여개에 달하는 위탁 제조업체를 보유하고 있다. 라이스 사장은 “스웨덴 본사의 안전관리 부서를 확충하고 있다”며 “각국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현지 지식을 가진 인재를 팀에 합류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케아는 말름 서랍장 리콜을 거부해 한국 소비자를 ‘호갱(어수룩해서 속이기 쉬운 고객)’으로 여긴다는 비판을 받았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