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해 안양서 여성청소원 살해한 30대 '죄송하다'

입력 2016-08-25 15:32 수정 2016-08-25 16:19
경기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한 술집에서 A(75·여)씨 등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모(35·편의점 아르바이트)씨가 안양동안경찰서로 압송됐다. 병원 환자복을 입고 있는 이씨는 "흉기를 왜 휘둘렀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경찰은 범행 동기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뉴시스

경기 안양시 동안구 한 술집에서 70대 여성 2명에게 휘기를 휘둘러 여성 한명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이모(33·편의점 종업원)씨가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이씨는 25일 오후 병원에서 안양동안경찰서로 이송돼 조사실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취재진이 범행 동기와 피해자와 관계를 묻는 질문에 '죄송하다'고만 했다.

검은 모자에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이씨는 환자복과 슬리퍼를 신고 조사실로 이동하면서 고개를 숙인채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두 손은 수갑을 찬 상태였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안양동안경찰서는 이씨를 상대로 범행동기와 행적 등을 조사하고 있다.

앞서 이씨는 이날 오전 만취 상태에서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한 건물 2층 술집에 들어가 이 곳에서 청소하던 여성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B(75)씨를 살해하고 C(75)씨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오전 7시 55분께 "남자가 술먹고 난동을 부리고 있다"는 112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흉기를 휘두르고 있는 이씨를 테이저건을 쏴 검거했다.

이씨는 이 술집에서 청소하고 있던 여성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B씨는 숨지고 C씨는 중상을 입어 치료 중이다. 피해 여성들은 주점이 있는 건물 청소용역업체 직원이다.

경찰은 검거 당시 이씨가 입에 거품을 물고 "청산가리를 먹었다"고 주장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의료진의 진찰 결과, 사실이 아니었다.

목격자들은 이씨가 오전 7시 40분께 사고가 난 이 건물 1층 음식점에 들어와 "일행을 찾는다"고 말할 당시 만취 상태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 후 음주 측정 결과, 이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19%로 만취상태였다.

이씨는 이 건물 경비원과 승강이를 벌이다가 돌연 1층 잠긴 횟집 문을 소화기로 부수고 들어가 흉기를 갖고 나온 뒤 바로 2층 술집으로 이동해 청소하고 있던 여성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이씨는 오래전에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생활해왔으며 강도상해 등 전과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을 벌이기 전까지 지인들과 술을 마신걸로 파악됐다"며 "함께 술을 마신 지인 등을 상대로 사실 확인 및 행적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