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대기업은 수조원을 퍼주고 중소기업에게는 몇 억원 지원하는 것이 아깝습니까”
2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 중앙회 이사회 회의실에서 열린 ‘새누리당 대표 초청 중소기업인 현장 간담회’.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등은 작심한 듯 중소기업에 대한 각종 차별에 대한 불만을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 정부 관계자들에게 직설적으로 쏟아냈다.
이날 행사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중소기업인들이 겪어온 애로사항을 정부부처와의 풀어보자는 취지에서 개최된 간담회였다.
정규봉 정수기조합 이사장은 “대기업은 퇴출되면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다는 이유로 대기업 연명을 위해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상황이 지속돼 왔다”면서 이에 대한 변화를 요청했다.
정은보 부위원장은 “노력은 해보겠지만 중소기업에도 피해가 갈 것이 우려된다”고 답했다. 이에 박성택 회장이 갑자기 마이크를 켜고는 “대우조선해양에 구제를 위해 4조2000억을 투입했는데 또 몇 조를 지원해 주겠다는 것 아니냐, 중소기업은 몇 억만이라도 지원해달라고 하는데 안 해준다”며 “중소기업인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며 부실 대기업에 지원하는 부분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
그러면서 “금융위에서 지금처럼 말씀하시면 국가 미래가 힘듭니다. 지금 대기업들이 몇 십조 (지원 받는걸) 우습게 보는데 이런게 문제 아닙니까”라고 질타했다.
정은보 부위원장은 “대우조선해양 관련 인력이 5만명 가까이 된다”며 “대우조선이 무너지면 하청이든 협력이든 중소기업들에 피해가 갈 수 있다”고 반박했다.
박 회장은 지지 않고 “국민이 5000만명인데 5만명을 위해서 그렇게 말씀하시는건 시장 경제논리랑 맞지 않는다”며 “사양사업에 몇조씩 투자하니 서비스산업이나 소상공인 업종이 잘 안되는 거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이런 것 때문에 젊은 친구들도 대기업만 가려는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중재하며 상황은 일단락됐으나, 중소기업인들이 겪는 현실과 정부부처 간의 괴리감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