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앙은 중세 문화유적이 남아있는 페루자에서 남동쪽으로 76㎞, 스키장과 여름 휴양지로 알려진 라퀼라에서 남서쪽으로 44㎞가량 떨어진 내륙 노르차 지역이다. 진원의 깊이도 10㎞로 얕은 편이었다.
중부 움브리아·라치오·마르케 등 3개주가 경계선을 맞댄 산악 마을에서 피해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새벽시간 대 발생한 지진으로 자고 있던 주민이 미처 대피하지 못해 무너진 집채더미 아래에서 사상자가 많이 나왔다.
특히 라치오주 아마트리체와 아쿠몰리의 피해가 컸다. 계속되는 여진으로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감에 떨고 있다. 세르지오 피로치 아마트리체 시장은 라디오에 출연해 “마을의 절반이 사라졌고 사람들이 건물잔해에 깔려 있다”며 “산사태가 일어났고 다리가 붕괴했을 가능성이 있다. 마을이 사실상 고립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아쿠몰리에선 부모와 두 자녀 등 일가족 4명이 머물던 주택이 무너진 뒤 실종됐다. 진앙 노르차에선 역사 유물과 건물이 무너졌지만 다행히 사상자는 없었다. 진앙에서 남서쪽으로 170㎞가 떨어져 있는 수도 로마에서도 초진이 발생했을 당시 건물이 20여초 동안 흔들리고 큰 진동이 느껴졌다고 안사통신은 덧붙였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 대변인은 지진 발생 직후 트위터에 “정부가 지방 당국과 긴밀히 연락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피해를 본 지역은 2009년에도 규모 6.3의 지진이 닥쳐 300명이 숨졌다. 이탈리아는 유럽 중에서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국가로 나폴리 인근 베수비오 화산, 시칠리아섬의 에트나 화산이 활동하고 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