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사퇴’ 주장 또 꺼낸 정진석…與 투톱 균열 커지나

입력 2016-08-24 16:13 수정 2016-08-24 18:32

청와대 우병우 민정수석 거취 문제를 놓고 새누리당 ‘투 톱’ 간 균열이 커지고 있다. 이정현 대표가 침묵하는 가운데 정진석 원내대표는 사퇴 압박을 거듭 높이고 나섰다.
 정 원내대표는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정수석과 특별감찰관은 대단한 고위직 공직자이지만 주권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하찮은 존재”라며 “민심을 이기는 장사는 없다”고 했다. 또 “백성이 권력의 원천이고 왕은 하찮은 존재라는 게 맹자의 가르침”이라며 “‘나는 임명직이니 임명권자에게만 잘 보이면 그만’이라는 생각은 교만이다”고 했다.
 지난 18일에 이어 우 수석 사퇴를 거듭 촉구한 것이지만 이번에는 “민정수석의 진퇴,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직무 부적합 언행이 논란”이라며 양쪽을 다 겨냥했다. 정 원내대표는 “최근 주변에서 ‘민정수석이 그렇게 센 사람이냐’ ‘특별감찰관이 그렇게 대단한 자리냐’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며 “두 사람이 대한민국 법치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위기감을 갖는다”고 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간담회에서 당대표로서 할 말을 제대로 못한다는 당 안팎의 지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벼나 과일이 익는 것은 보이는 해 또는 구름, 비로만 되는 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바람도 작용을 한다고 분명하게 말씀드린다.”
 회의 후 무슨 의미냐는 기자들 질문엔 “간극이라는 게 있을 수 있으니까 이해의 폭을 좁히고 오해를 풀어가는 게 자연의 이치”라며 자신의 ‘이유 있는 침묵’에 대해 설명했다. 이 대표는 “여당 소속이라고 하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정부와 공동 책임 의식을 갖고 협조 체제, 공조 체제를 유지해 나가야한다”고도 했다.
 당 지도부 간 인식차가 노출된 가운데 이날 연석간담회에서도 쓴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주호영 의원은 “우 수석 문제는 이기고도 지는 게임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많다”며 “민심만 보고 가야 되는데 당이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나경원 의원은 “이 대표가 전날 호남 민심을 듣는 행보는 참 좋지만 지금 국민이 가장 관심 있는 현안에 대해 조금 더 당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표출됐으면 한다”고 했다. 강석호 최고위원도 “정부와 여당의 관계는 건전한 경쟁 관계이고 쓴소리와 단소리를 다해야 당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