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사직동 종로도서관 부근 인왕산 자락에는 황학정(黃鶴亭)이란 정자가 있다. 고종의 명에 의해 1898년 경희궁 북쪽에 지어졌던 궁술(활쏘기) 연습장인데 1922년 경성중학교를 짓기 위해 경희궁을 헐면서 현재 위치로 옮겨왔다.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25호인 이곳에서는 초등학교 4~6학년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전통 활인 국궁(國弓)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토요일인 지난 20일 오전 10시부터 3시간 동안 국궁 체험을 실시했고 오는 27일과 9월 2일에도 진행될 예정이다.
행정자치부가 국궁처럼 현대화의 물결 속에서 사라지고 있는 우리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 18개를 선정해 24일 소개했다.
칠보공예(서울 금천구), 단소 제작(광주 동구), 현무암 석공예(강원 철원), 도자기 빚기(충북 단양), 갈산 토기 제작(충남 홍성), 은장도 공예(전남 담양), 전통 손누비(경북 경주), 나전칠기(경남 통영) 등이다.
이들 프로그램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체험비는 1인당 3000원에서 최고 3만원까지 다양하다.
행자부는 “전국 자치단체들이 지역 향토명품 사업으로 조성한 전통기술 체험장에서 체험형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번에 소개한 18개 프로그램은 일반 국민들이 체험하기 쉽고 대중화가 용이한 것들”이라고 밝혔다.
행자부는 9월부터 향토명품 온라인쇼핑몰(www.kmasterpiece.com)에 별도의 체험코너를 만들어 수록하고 조달청과 협업해 조달품목으로 등록, 학교 등 단체에서 구매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지역 향토명품 사업 44개 전체에 대해 체험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심덕섭 행자부 지방행정실장은 “전통기술 체험을 지역의 먹거리, 볼거리와 연계한 체험관광 프로그램으로 확대시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행자부는 지역의 우수 전통기술에 대해 사업화·산업화를 지원, 전통기술을 보존하고 지역소득 증대 및 일자리 창출을 모도하는 ‘지역 향토명품 육성 사업’을 2011년부터 2016년까지 2단계로 나눠 추진하고 있다. 대상 사업은 총 44개로 생산기반 구축, 디자인·상품개발, 판로개척 지원 등에 나서고 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