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영 칼럼]인본적 인권과 천부적 인권

입력 2016-08-23 22:44

종교적 암흑기라 칭하는 중세가 저물고 르네상스 시대가 새롭게 도래하면서 인간은 신 위에 서고 싶어졌다. 그래서 모든 가치 판단의 기준은 인간의 이성이 됐고, 인간의 이성으로 이해가 되는 것만을 진리라고 생각했다.

성경을 보는 시각도 달라졌다. 사람의 이성으로 이해되는 부분만을 인정하고,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신화나 설화라고 정의했다. 성경의 이름도 바꾸어 성서라 칭하기 시작했다.

예수님이 동정녀 마리아로부터 나신 것, 예수님이 물 위를 걸으신 것도 의심하기 시작했다. 구약 성경은 오래된 옛 신화 중 일부라고 생각했다. 믿을 수 있는 것과 믿지 못할 것으로 성경을 나누고, ‘영해’라는 용어를 사용해 인본주의적 해석을 했다.

그리하여 인본주의적 자유신학과 기존 보수신학이 크게 나뉘었고, 지금까지도 신학적 차이로 인한 노선 싸움을 지속하고 있다.

인권의 개념도 마찬가지라 여겨진다. 인본주의적 인권과 천부적 인권이 계속 부딪치고 있다. 인간의 관점으로 판단하는 인본적 인권 개념은 동성애 문제에서부터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인권 차원에서 당연히 동성애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천부적 인권의 관점에서 하나님이 주신 동성애 해석은 다르다. 소돔과 고모라를 멸망시킬 정도로 강력한 범죄라고 말씀하고 계신다.

이러한 차이는 자식을 훈계하는 문제에서도 드러난다. 인권 단체에서는 부모일지라도 고발하라고 말한다. 그러나 천부적 인권인 성경은 매를 아끼면 자식을 타락시킬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또한 스승에게도 복종하고 순종할 것을 가르치고 있다. 하지만 인권 단체에서는 스승이 잘못하면 학생 인권 차원에서 고발하라고 한다.

천부적 인권과 인본적 인권은 너무도 대조적이다. 우리 나이 든 세대는 유교적 전통을 가진 부모님들로부터 교육을 받아 천부적 인권이 익숙하다. 유교나 불교 또한 기독교와 비슷한 천부적 인권을 가르치고 있다. 그래서 요즘 젊은 세대와는 많은 의식 차이를 가지고 있어 세대 격차가 심하다고 한다.

효를 강조하는 천부적 인권에 익숙한 노인 세대가, 그렇지 않은 세대에게 노인을 공경할 것을 강요하는 것은 세대 간 갈등을 일으키는 요소다. 하지만 성경은 백발을 존중하라고 가르친다. 그에게 지혜가 있으니 배우라고 한다.

천부적 인권을 기초로 세운 국가가 미국이다. 영국의 청교도들이 미국으로 건너가 국가 이념으로 세운 정체성이 곧 퓨리타니즘이다. 그러다 세계 대공황 이후 이 청교도들이 몰락하면서, 자유주의 신학과 인본주의가 미국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천부적 인권에서 인본주의 인권으로 정체성의 축이 바뀌면서 미국은 지금 혼란을 겪고 있다.

오죽하면 미국 내에서도 “지금 미국이 이래도 되는가” 하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미국은 동성애자 천국이 되어가고 있으며, 이혼율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정통 천부적 인권을 주장하는 보수 신앙 기독교인들을 ‘전통 기독인’으로 분류하고 테러리스트로 간주하는 주도 있다. 예수님만이 구세주라고 이야기하면 “아직도 그런 위험한 생각을 하고 있느냐”는 야유도 받는다고 한다. 동성애자들이 교회를 장악해 전통 기독교인들이 길거리로 내쫓긴 경우도 많다.

얼마 전 미국 앨라배마 주 장관을 지내신 분이 나에게 한탄을 했다. 그는 “게이들에게 교회를 빼앗겼다”며 “이제는 정년퇴직을 해 다시 교회를 세울 능력도 없어 어찌 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눈물을 흘렸다.

우리나라에도 학생 인권 조례를 만들어 학부모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을 시행하는 곳이 있다. 며칠 전 만난 교사 한 분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제 저희들은 스승의 역할은 포기했습니다. 지식을 전달할 뿐이에요. 저희는 학원 선생님보다도 권위가 없습니다.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엎드려 자도 깨우려 하지 않습니다. 그냥 내버려두지요. 그 학생이 나중에 뭐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본인이 알아서 하겠지요.”

잘못을 꾸짖는 스승이 없다면 청소년의 인격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부모들도 너무 바쁘다.

교회도 인격에 영향을 주는 교육을 예전에는 강력하게 했으나, 요즘은 학생들에게 싫은 이야기도 못 한다. 교회 안 나오면 어쩌나 걱정하는 목회자들이 많은 것이다. 마땅히 가르칠 바를 가르치지 못하는 세대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교회라도 그 역할을 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많은 학부모들이 하고 있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지식은 좋은 대학을 가는 데에는 필수 요소지만, 넓은 세상에서 성공하려면 하나님이 주신 지혜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것이 성경 말씀이다.

성경 말씀대로 산다는 것이 우리의 신앙이다.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하시고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옵소서”라고 매일 주기도문을 올린다.

하나님의 뜻이 우리 생활 속에서, 그리고 나의 직장과 가정에서 이루어지도록 더욱 노력하자. 그리고 사람의 생각으로 하나님의 뜻을 판단하는 세속에 물들지 않게 성령께서 우리를 지켜주시길 기도해 보자.


<한국유나이트문화재단 이사장, 갈렙바이블아카데미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