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의 변신 돕는 유통의 진화

입력 2016-08-24 11:40

지난해 12월 중소기업중앙회의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BIG3 백화점들은 납품업체에 최고 39%까지 판매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유통 공룡들의 고질적인 높은 수수료, 원가 이하 납품 등의 일명 ‘갑질’이 계속되는 동안 신세계의 라이벌은 롯데가 아닌 쿠팡으로 바뀌었고, 쿠팡은 기존 소셜커머스의 시작인 ‘딜’을 중단하고 본격적으로 오픈마켓 시장으로 뛰어들었다.

판매자와 소비자가 만나는 플랫폼이 다각화되고, 온·오프라인 시장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유통업체들의 경쟁이 덩달아 치열해지고 있다. 판매자들은 한때 의존했던 대형 유통업체를 벗어나 비교적 자유로운 유통 채널로 옮기는 추세다. 이에 따라 판로를 찾기 어려워 그저 ‘을’로 살아야 했던 중소기업들은 활력을 얻고 있다.

대기업·수입제품은 취급 NO! 업계 최저 판매 수수료 ‘공영 홈쇼핑’

발효 전용 밀폐용기, 1인용 테이블 히터, 층간 소음 없는 스마트 줄넘기 등 끌리는 아이디어 제품이 있어도 유통 판로를 개척하지 못했던 업체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생겼다. 바로 ‘공영 홈쇼핑’ 이다.

아직 생소한 개념인 공영 홈쇼핑은 국내 중소·벤처기업 제품과 농축수산물만 전문으로 판매하는 채널이다. 홈쇼핑 업계 평균 판매 수수료율이 34%인 반면 공영 홈쇼핑의 수수료율은 23%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공영 홈쇼핑은 낮은 수수료를 통해 중소 제품과 국내 농축수산물 유통에 도움을 주기 위해 설립됐다.

공영 홈쇼핑을 통해 대박을 터뜨린 상품도 등장했다. 바로 지난 1월 27일 공영홈쇼핑에 소개된 구기자 가공식품이다. 이 상품은 방송 첫날에만 매출 1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3개월 만에 누적 매출 약 30억원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공영홈쇼핑은 개국 1년만에 6147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중소·벤처기업과 국내 농축산업체의 주요 판로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을 모바일을 통해 전국구로… O2O 전성시대!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업을 연계하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는 전국 중소상공인들에게 모바일이라는 새로운 판로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패션 업계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그대로 온라인으로 옮겨놓는 O2O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2014년 12월 선보인 네이버의 ‘윈도시리즈'는 전국 오프라인 매장의 패션, 뷰티, 리빙 등의 다양한 카테고리를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쇼핑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난 4월에 월 거래액 400억원을 돌파한 윈도시리즈는 온라인 매출만으로 1억원의 매출을 올린 매장이 등장하면서 O2O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또 다른 O2O플랫폼인 브리치의 성장도 주목을 끌고 있다. 브리치는 가로수길을 비롯한 서울 트렌드 거리에 있는 패션매장 200여개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온라인 쇼핑을 제공하는 O2O서비스이다. 브리치는 전국 곳곳에서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하고, 추가 배송비 결제 시 직접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맞춰 상품을 배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브리치만의 차별성을 만들어가고 있다.

소비자와 해외 바이어, 유통 채널발굴까지 ONE-STOP 박람회 ‘메가쇼’도 인기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중소업체들은 우수한 상품을 개발하고도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 가운데 한 곳에서 유통 바이어와 미디어, 그리고 소비자까지 동시에 만날 수 있는 박람회가 주목 받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세텍 메가쇼 2016 시즌 2’다. 메가쇼는 국내 최대 규모의 소비재 박람회로 가정에 필요한 거의 모든 생활 소비재 제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메가쇼는 단시간에 수많은 고객을 직접 대면할 수 있어 유통 바이어와 참가 업체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메가쇼에 참가하는 다양한 기업의 제품을 소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싱 하려는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현장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존 온라인 쇼핑몰 대비 최대 70% 할인된 가격으로 제품을 구입할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도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이번 ‘메가쇼 2016 시즌 2’은 9월 1~4일 서울 대치동 학여울역 세텍(SETEC)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역대 최대인 약 6만명의 소비자가 방문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