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다시 살아난 이메일 스캔들… FBI, 1만4900개 추가 발견

입력 2016-08-23 08:45 수정 2016-08-23 09:45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의 이메일 스캔들이 다시 살아났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클린턴의 미공개 이메일 1만4900개를 찾았다. 연방판사는 오는 10월 중순까지 추가로 발견된 이메일을 공개하라고 국무부에 명령했다. 11월 8일 치르는 대선의 막판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제임즈 보스버그 연방판사는 22일(현지시간) FBI가 지난 7월말 찾아 국무부에 넘긴 1만4900개 미공개 이메일을 10월 중순까지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추가로 발견된 이메일 1만4900개는 공개된 이메일 3만개의 절반에 육박한다.

FBI는 지난 7월 5일 클린턴이 국무장관 재직시절 개인 이메일을 통해 기밀정보를 다룬 것이 “극도로 부주의했지만 기소하기에는 적절치 않다”고 발표했다. 이후 FBI는 1년여 작업 끝에 추가로 찾아낸 이메일 1만4900개를 7월 하순 국무부에 전달했다.

제임스 코미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지난달 7일 워싱턴DC 하원 청문회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의 이메일 스캔들 수사 내용을 증언하고 있다. AP뉴시스

이중에는 클린턴재단의 이사가 클린턴 장관의 측근을 통해 바레인의 살만 왕자의 면담을 주선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살만 왕자는 클린턴재단의 주요 기부자였다. 클린턴이 국무장관으로서 가족이 운영하는 클린턴재단에 부적절하게 개입했거나, 재단의 기부자라는 이유로 특혜를 준 사실이 드러나면 이미지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보수성향의 단체 ‘사법감시’는 “클린턴재단의 도우 밴드 이사가 클린턴 장관의 측근인 후마 애버딘에게 편지를 보내 살만 왕자를 ‘우리들의 좋은 친구’라고 표현하면서 클린턴 장관을 만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애버딘은 이틀 후 밴드 이사에게 “정식 채널을 통해 전달했다”고 답장을 보냈다고 사법감시는 설명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22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밴나이즈 공항에 착륙한 선거용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AP뉴시스

호재를 만난 공화당은 즉각 클린턴을 공격했다. 공화당의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클린턴재단은 정치 역사상 가장 부패한 기업”이라며 “즉각 폐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이 주도하는 하원 과학우주기술위원회는 클린턴의 개인 이메일 서버를 관리한 업체 3곳에 소환장을 발부해 다음달 9일까지 관련 서류를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공화당은 또 FBI가 의회에 넘긴 서류 중 절반이 편집됐는데 설명이 충분치 않다며 FBI에 추가 해명을 요구했다.

클린턴캠프의 존 포데스타 선대본부장은 “트럼프는 수십억달러의 은행부채와 러시아 정권과의 결탁을 유권자에게 먼저 투명하게 설명하는 게 도리”라고 반박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