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올까봐 무서워요” 생후 50일 딸 뼈 부러뜨린 남편 구속 청원한 엄마

입력 2016-08-22 17:47
사진=SBS 뉴스 화면 캡처

사진=SBS 뉴스 화면 캡처

사진=SBS 뉴스 화면 캡처

전주에서 발생한 생후 50일 된 딸아이 학대 사건의 엄마가 인터넷에 가해자인 남편을 구속해 달라는 청원을 올렸다. 엄마는 사건이 발생한 지 석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구속되지 남편은 태연하게 일상생활을 하는 것도 모자라 자신들을 해코지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편은 현재 100m 이내의 접근금지 명령 조치만 내려진 상태다.


지난 21일 온라인 청원 페이지 아고라에는 ‘생후 50일 아이 학대 친부의 구속 서명운동’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아이의 엄마라고 소개한 네티즌이 쓴 사건의 내막과 더불어 이후 상황이 담겼다.

게시물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당일 방문한 병원에서 허벅지 뼈가 부러진 것을 확인했고 철심을 박는 수술을 해야 하지만 너무 어려 불가능하고 전신마취가 필요하다는 말에 아기를 큰 병원으로 옮겼다. 옮긴 병원에선 허벅지뿐 아니라 쇄골 뼈도 골절된 상태라는 진단을 받았다.

아기의 골절을 확인한 의사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아기 아빠는 잘못을 시인해 격리 조치됐다. 하지만 이후 걱정이나 반성은커녕 게임카페에서 활발히 활동해 왔다. 시어머니 또한 남편에게 유리한 진술을 하라고 압박했다.

게다 아이와 주거지로부터 접근금지명령이 내려진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아이 아빠는 3차례나 찾아와 문을 강제로 따려했으며 직장까지 찾아와 고성을 질렀다. 이런 과정에서 피해자인 아기가 가해자인 아빠에게 무방비상태로 노출됐다.

아기 엄마는 산후조리원에서 집으로 돌아온 날부터 사건이 있기까지 약 20일간 아이에게서 손톱자국과 멈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남편은 실수였다, 힘 조절을 못했다는 식으로 변명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병원과 아동학대전문기관은 고의성이 있는 상처라고 설명했다.

아기 엄마는 “사건이 발생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가해자는 구속되지 않고 자유롭게 활동하고 있다”며 “글을 쓰는 지금도 글을 썼다는 사실을 알고 찾아와 괴롭힐까 두려워 손이 떨린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와 가족은 두려움 속에서 고통 받고 있는 반면 가해자는 즐겁게 지내고 있는 이 법은 누굴 위한 법이냐”고 공분했다. 심지어 아이 아빠는 경찰서에서 초동진술을 마친 뒤 병원에 들러 큰 벌을 받을 것 같지 않다며 웃었다고 전했다.

엄마는 “얼마 전 83일 된 신생아가 친부에 의해 사망한 사건이 있었지만 겨우 8개월을 선고받았다”며 자신의 남편은 아이가 살아 있으니 이보다 적은 형을 받게 되지 않겠냐고 반문하며 구속 수사와 엄중처벌을 촉구했다. 해당 청원에는 현재까지 900명이 넘는 네티즌이 서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남편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를 받았다. 수사를 마친 경찰은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불구속 수사가 원칙인 만큼 남편은 현재 100m이내의 접근금지 명령만 돼 있는 상태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