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형규 목사의 장례예배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 주관으로 드려졌다.
전 기장 총무 김상근 목사는 ‘나를 본 받으십시오’(빌 3:17~4:1)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바울은 빌립보 교회 교인들에게 ‘예수님의 삶을 따라 사는 나를 본 받으라’고 했다. 그리스도인은 모름지기 예수님의 삶을 따라 살아야 한다”며 “박 목사님은 3·1 독립운동 이후 반세기동안 깊은 치욕의 잠에 취해 있던 한국교회를 깨웠다”고 전했다.
이어 떨리는 목소리로 “박 목사님은 회고록에서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라 살려는 사람의 영혼이 고통 속에서 죽어가는 이웃을 못 본 척하면서 어떻게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라고 하셨다”며 “우리 모두 ‘박형규’가 돼 실천하는 신앙인으로 살아가자”고 당부했다.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유경재(안동교회 원로) 목사, 이철 민청학련운동 계승사업회 회장이 조사를 읽었다. 유 목사는 “박 목사님의 굽히지 않았던 신앙의 투쟁은 미래 한국교회에 자랑스러운 지표가 될 것”이라고 추모했다.
해외에서도 그의 별세를 안타까워하며 추모사를 보냈다.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 매튜스 조지 추나카라 총무는 박 목사를 떠올리며 “가난한 자와 주변부의 사람들을 모아 ‘우리도 하나님의 백성이다’라고 선언하신 분”이라며 “한국교회뿐 아니라 아시아의 에큐메니칼 형제들은 헌신된 기독교인이자 진실한 인도주의자 한 분을 잃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마에지마 무네토시 전 일본기독교협의회(NCCJ) 간사는 “흔들림 없이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평화의 복음을 증언한 박 목사님이 그 격동의 발걸음을 이제 멈추셨다”며 “한국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목사님의 걸어가신 길을 따라가게 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400여명의 조문객들은 단상에 헌화했다. 장례예배를 마친 뒤 박 목사를 실은 운구차는 장지인 경기도 파주 기독교상조회묘지로 향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박형규 목사 장례예배, "우리 모두 ‘박형규’가 돼 실천하는 신앙인 되길"
입력 2016-08-22 15: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