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청소년이 길거리에서 "알라여, 기독교인을 모두 죽이소서"라고 소리내어 기도하는 영상이 공개돼 네티즌들이 분노하고 있다.
19일 미주 재경일보에 따르면 벨기에 남동부 리에주의 베르비에에 거리에서 "알라여, 비열한 기독교인들을 죽이소서. 알라여, 그들을 모두 죽이소서. 한 명도 남기지 마소서"라고 소리내어 기도하며 배회하는 한 10대 무슬림 청소년의 동영상이 공개된 이후 베르비에 시민들이 분노하며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고 이스라엘 일간지 하아레츠가 지난 17일 보도했다.
이 청소년은 과격한 이슬람 성직자 셰이크 알라미의 16세 아들로 확인됐다.
이 42초 분량의 영상은 올해 초 라마단 기간 중 베르비에의 중심가를 걸으면서 1분 이상 소리 내어 기도하는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이 모습이 촬영돼 소셜미디어에 공개됐을 당시에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추종자에 의해 프랑스 신부가 살해된 이후 중동언론연구소(The Middle East Media Research Institute, MEMRI)가 영상을 영어로 번역해 이달 초 다시 공개하면서 일파만파 파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 영상이 벨기에어, 프랑스어는, 플라망어(벨기에 북부 지역에서 사용되는 네덜란드어) 등의 언어로 보도되면서 시민들이 분노하기 시작했고 경찰에 조사도 촉구했다. 이민 장관까지 사태 수습에 나섰다.
셰이크 알라미는 네델란드와 모로코 이중국적을 가진 지역의 성직자로 동영상 문제가 불거지자 젊은이들을 지하드(성전)에 가담하도록 선동하고 있다는 혐의로 추방령이 내려졌다.
이민장관은 "동영상 속 청소년은 아버지의 견해를 반영하고 있다"면서 "지역 주민들의 우려에 대해 이해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벨기에에서는 지난 3월 지하철역 폭탄 테러로 35명이 사망한 뒤 무슬림에 의한 테러 공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